진보정당 후보는 재미없는 후보(?)
한편 후보들의 신상을 소개한 일부 보도들은 지나치게 신변잡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흥미 위주로 흘렀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선일보>의 '5·31 최대관심 서울시장 후보 얘기' 기획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 기획 기사는 주로 후보의 약력과 성장과정, 알려지지 않았던 에피소드 등을 담았는데 '민주당 박주선 후보가 여종업원을 구하려고 시계까지 풀었다'거나 '국민중심당 임웅균 후보가 콩쿠르서 파바로티와 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거나 하는 등의 내용이다.
모니터팀은 후보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오거나 지인의 입을 통해 전달된 이런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일방적인 '홍보'로 흘러 이미지 선거 경향을 강화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기사는 특정 후보에게 '편파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12일자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에 대한 기사에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지인들이 말하는 후보 이야기'가 빠져있었다. 박주선 후보 기사에는 지인이 후보에 대해 6번이나 언급하고 있고 임웅균 후보 기사에도 2번의 언급이 있었으며 대부분 후보에게 우호적인 내용,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김종철 후보의 경우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모니터팀은 이 기사가 김종철 후보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대신 "7세 위 운동권 큰 형과 전교조의 영향으로 김후보는 고교 때 이념서적을 이미 탐독한 '준비된 운동권' 이었다"거나 "(그의 출마를 격려하기 위해 모인 대학 친구들이)'세계 사회주의자들의 노래'(인터내셔널 가)를 같이 불렀다"는 등 "진보정당 후보의 '강성이미지', '운동권 이미지'를 부각하는 내용"을 실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신문, 무책임한 '의혹보도' 여전
이밖에도 모니터팀은 지난 9일 노 대통령이 몽골에서 '북한에 많이 양보하겠다', '본질적 정당성의 문제가 아닌 제도적·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놓고 일부 신문들이 지방선거와 연결시켜 '신 북풍공작', '대북 뒷거래' 운운하며 의혹 제기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른바 '몽골발언'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신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11일자 사설에서 "(대통령 발언의)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대북 뒷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야당은 '선거를 겨냥한 신(新) 북풍 공작'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며 '뒷거래 의혹'까지 언급했다. 또 3면 기사 '盧대통령 '北에 많은 양보' 파문'은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의 "남북 정상회담 구걸은 민족의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비롯해 한나라당·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 발언의 '정치적 의도'를 비판하는 주장들을 전했다.
<중앙일보>도 11일 사설에서 "자신이 정했던 정상회담의 원칙을 아무런 배경설명 없이 스스로 무너뜨린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러니 '북한과 모종의 합의를 해 판을 바꾸려 하는 등의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는 각종 해석이 분분히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니터팀은 대통령 발언을 놓고 "대북 정책과 같은 중요 정책을 제시하는 방식에 이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이 정상회담의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해석하는 것도 무리인데다 이를 선거와 연결해 정치공방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은 선거 때마다 색깔론을 들고 나오거나, 색깔공세를 펴는 정치권의 시도를 무비판적으로 부각해왔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와 같은 구태를 버리지 못한다면 지방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직결된 대북문제 해결을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 민언련 모니터팀 보고서 전문 보기 *
http://www.ccdm.or.kr/board2/board_read.asp?bbsid=newspaper_01&b_num=28421&page=1
조영수 기자는 민언련 활동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