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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김경아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동안의 집 없는 서러움을 청산하고 진짜 내 집이 생겼다. 축하파티 하라며 동네 아줌마들은 난리법석이다. 그렇지만 부담도 되고 파티를 한다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다.

파티라고 하면 부담부터 갖게 되는 게 사실이다. 외국영화에서처럼 등이 훤히 드러나는 이브닝드레스를 차려 입고 자줏빛 와인 잔을 기울여야 멋진 파티가 될 것 같은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편하게 예전 시골에서 우리 어른들이 이웃 사람들과 마당에 모여 앉아 맛있게 음식을 나눠 먹고 즐겼던 동네잔치와 같다고 생각하면 격식 차린 파티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최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아메리칸 스타일 파티인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를 목적과 취향에 맞게 적용하면 파티 준비는 한결 쉬워진다. 포틀럭 파티란 참가자들이 각자 음식을 준비해 와서 파티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함께 하는 합리적인 파티. 초대하는 사람도 부담이 덜 되고 초대 받는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명절 때 며느리들이 각자 집에서 몇 가지 음식을 맡아 해오면 그것도 일종의 포틀럭 파티가 될 수 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파티 메뉴를 의논하는 데 무리가 없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먼저 어떤 스타일로 음식을 준비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한식이라면 미리 양념을 재워두었다가 즉석에서 구워먹는 고기 메뉴도 좋고 늘 하던 한식 메뉴가 식상하다고 생각된다면, 탕수육이나 깐풍기처럼 소스만 따로 준비해서 식사 직전에 곁들여 먹을 수 있게 준비하는 중식 스타일이나 카나페, 부르스케타 등으로 간단한 핑거 푸드를 준비해도 좋다.

포틀럭 파티에는 각자 음식을 준비해서 이동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차갑게 먹어도 괜찮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타일이 정해졌으면 주최자는 초대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어떤 음식을 해올 것인가 의논하거나 각자 임무를 주어 메뉴가 겹치지 않게 한다.

파티 주최자는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테이블 세팅 등 파티 분위기를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테이블클로스를 준비할 때는 기존 클로스가 있다면 그 위에 번아웃이나 시폰, 크리스털노방 소재 같은 약간 비치면서 하늘거리는 천을 선택하여 식탁 높이(보통 70~75㎝)를 고려해 넉넉히 끊어 깔아준다.

이때 집에 있는 클로스와 잘 어울리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테이블클로스가 단색이라면 같은 계열의 컬러를 선택한다거나 과감하게 보색 대비(빨강과 녹색, 연두와 보라 등)를 사용해도 좋다. 스트라이프나 나비 무늬 등 컨셉트에 맞는 무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꽃무늬나 체크 등 복잡한 무늬가 들어갔다거나 재질이 특이해서 그 질감을 살려주고 싶다면 위에 덮는 천은 민무늬에 연한 톤의 단색 혹은 하얀색으로 선택해서 기존의 테이블클로스가 드러나도록 연출한다.

테이블클로스 연출이 끝나면 메뉴 개수대로 큰 접시를 준비해 음식 놓을 자리를 잡아준다. 이때, 그릇 밑에 높이가 있는 그릇 하나를 안전하게 깔아 높낮이를 주면 입체감이 살아나서 폼 나는 세팅이 될 수 있다.

음료는 병째로 놓는 것보다 투명한 플라스틱 물병이나 유리병에 색깔별로 담는다. 식수도 투명 병에 물을 채운 다음 슬라이스한 레몬을 한두 개 띄워주면 맛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상큼한 음료가 될 수 있다.

김경아
김경아 ⓒ 우먼타임스
포틀럭 파티를 위한 테이블 세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여러 사람이 가지고 올 음식들을 조화롭게 담아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릇의 80% 정도만 음식을 담고 야채와 과일을 곁들여 테이블을 멋지게 꾸민다.

초대 손님이 가져온 음식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자! 요리 솜씨에 자신이 없다거나 어울리지 않는 음식이더라도 센스 있게 대처해야 포틀럭 파티의 재미도 더하고 다음 파티를 기대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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