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외출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마음이 통했나?
20일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극동방송 창사 5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 행사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북한을 지칭해 "아직도 지구상의 어느 한 지역은 자유롭고 풍유로운 삶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전해질 수 있도록 고운 목소리, 확실한 목소리가 방송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회 장로로 소개 받은 이명박 서울시장 역시 격려사를 통해 "앞으로 극동방송을 원하는 모든 지역에서 청취가 가능했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북한 인민들이 극동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하나님에 기도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말을 들은 참석자 500여명은 중간에 이구동성으로 "아멘"을 외쳤다.
한 목소리로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자"고 강조한 두 사람은 행사 시작 전 대기실에서도 만나 밝은 표정으로 환담을 나눴다. 이명박 시장이 지난해 9월 말 청계천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와의 동행을 회피했다는 보도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이 어색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간 셈이다.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나오던 이 시장은 전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사이가) 특별히 나쁜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다"면서 '사이가 나쁘다'는 세간의 인식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전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니까 예우를 해주는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이 시장은 전 전 대통령과 대기실에서 나눈 얘기에 대해서는 "(서로) 별말이 없었다"며 "그분도 얘기할 게 없고 나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