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대전에 이어 30일 제주에 도착, 현명관 후보 지원유세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50분 대한항공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해 경호원들의 밀착경호를 받으며 공항 1층 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대기하고 있는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의 꽃다발과 박수를 받았다. 공항에서는 서울과 부산에서 내려온 박사모 회원들이 '사랑합니다'란 현수막을 내걸며 박 대표를 맞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오른쪽 뺨에 테이핑한 모습 그대로였으나 피곤한 모습없이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박 대표는 출입구 앞에서 당직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일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여유를 보였으나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도착 직후 공항을 빠져나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타 제1차 유세지인 서귀포시로 향했다.
"제주를 사랑한다, 현명하게 현명관 후보를..."
박 대표는 단상에 올라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저는 여러분들을 다시 뵙고 싶었다"면서 "지금 마음같아서는 큰 소리로 인사하고 호소드리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점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제주는 우리나라의 보배로 저도 여러가지 이유로 제주를 사랑하고 있다"며 "이런 마음을 승화시켜 제주를 발전시켜줄 사람이 바로 현명관 후보"라면서 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박 대표는 "현명관 후보는 전 세계적으로 살아온 인생이며, 이제 그 역량을 제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내일 꼭 현명관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제주도가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현명하게 선택해 달라"며 현명관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서귀포시 동문로터리 일대에는 수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박 대표가 서귀포시 동문로터리에 도착하자 일대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이 '박근혜, 박근혜'를 연호해 박 대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한나라당 11곳 민주당 2곳 열린우리당 1곳이 우세한 상황에서 대전과 제주만이 초접전 상황이어서 박 대표 제주 방문이 이를 흔들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제주도지사 선거는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김태환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 과연 언론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제대로 발표할 수 있느냐고 할 정도로 밀고 밀리는 초박빙 상태다.
바람많은 제주도, 박풍의 세기는 어떨지...
박 대표의 제주 방문과 관련해 각당 후보진영은 '박풍'이 어떻게 불어닥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명관 후보 측은 "제주가 타 지역처럼 박풍 효과가 대단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초접전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막판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박 대표 도착 직후 논평을 내고 "며칠 전만 하더라도 박 대표가 투표조차 못할 것 같다고 보도되더니, 계획이라도 한 듯 갑자기 퇴원하며 이 곳 제주까지 지원유세하러 왔다"면서 "물이 차면 넘치고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말로 박 대표 방문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제주도민들은 질흙같은 4.3의 어두운 그림자를 화해와 상생, 평화의 밝은 빛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이라며 "한나라당이 제주역사는 물론 한국 역사의 진실규명에 얼마나 반대해왔는지를 제주도민들은 똑똑히 알고 있다"면서 "박 대표는 제주유세에 앞서 정말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절절한 심정으로 제주 4.3의 영령 앞에 진실로 사죄부터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현명관 후보와 일진일퇴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무소속 김태환 후보측은 박 대표 제주방문에 대해 "박 대표가 왔다고 해서 민심이 바뀌겠느냐"면서 "이미 승부는 결정난 것 아니냐"며 제주 방문 의미를 축소했다.
김 후보 측은 "이틀 전만 해도 현 후보가 '박 대표가 오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다가 뒤늦게 SOS를 친 것을 보면 판세가 다급하기는 다급한 모양"이라면서 "병상에 누워있던 박 대표를 제주까지 불러와 지원유세를 하는 것은 정치욕에 물든 '정치쇼'라고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http://www.jejusori.net)'에도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