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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두려움을 넘어 공포다."

31일 오후 6시, 방송사가 일제히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의장실에서 근무하는 한 당직자는 유권자들이 내린 '심판'에 대해 이같이 반응했다. 열린우리당의 패배는 일찍이 예상했지만 그 격차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고개를 저었다.

"역탄핵을 당한 기분이다."
대변인실의 한 당직자는 "탄핵 사태는 열린우리당에게 기회이자 경고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반 의석에 담긴 '경고' 의미를 소홀히 한 결과라는 얘기였다.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패닉' 상태다. 과거처럼 '누구 탓'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일 동력도 없어 보인다. 정동영 의장은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준비하고 있고 당 지도부 일괄 사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열린우리당이 이같은 준엄한 심판을 받은 가운데, 열린우리당 지지 성향 네티즌들의 '속'은 어떨까? <오마이뉴스> 댓글 여론을 통해 정리해 보았다.

[답답]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이디 'shdakrrhf'님은 "개혁 진보 세력의 참패 원인을 모르겠다"며 "도시의 소상인 노동자 농민들이 분명한 개혁을 원하고 있는데도 왜 그럴까, 한나라당의 성공은 뭘로 설명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밝은 달빛'(qaz1234)님은 "우째 이런 일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왜 열린우리당과 노정권의 진심을 그렇게도 몰라주나요? 너무 합니다! 너무합니다! 노정권이 그렇게 잘못했나요? 그렇게 미우시던가요?"라고 안타까워했다.

'민초(rkdtjstod)'님은 "이 나라는 영원한 경상도 공화국이로구나, 박정희 - 전두환 - 노태우 - 김영삼 - 노무현 - 박근혜로 이어지는 철의 장막… 별로 답답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며 "내 할애비, 내 아비, 내가, 내 아이조차 하냥 그렇게 바라봐야 할 저 시퍼런 반도의 하늘"이라고 망연자실해 했다.

[원망] "왜 우리를 이렇게 절망케 하나"

'lhwbird'님은 정부여당을 향해 "그 긴 시간, 그 좋은 기회, 그 좋은 상황들 다 날리고 도대체 정권 다 끝나가도록 한 게 뭐냐"며 "도대체, 네 놈들이 뭐길래 우리를 이렇게 절망시키고 찢어지게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오동'(samsedae)님은 '열린우리당의 가장 큰 죄악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나라 국민들이 수구꼴통 정당인 한나라당에 투표하게 만들었다"며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보다 더 나쁜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간다'(ooomygod)님은 "노무현과 열우당의 가장 큰 죄는 그 많은 개혁에 우호적이던 사람들을 거짓개혁으로 아주 먼 관심의 밖으로 내몰아 버린 것"이라며 "진짜 그지같은 것은 그 죄값을 노무현이나 열우당이 지지 않고 또다시 우리들이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백산인'(f5189g)은 선거 결과에 대해 "이건 한나라당의 압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학살"이라며 "얼마나 민심이 화가 났으면 이렇게 되었겠냐"고 말했다.

[냉소] "진보진영 완전 몰락에 대한 공로패를…"

'시민'(kelm)님은 "도둑질 아무리해도 당선은 떼놓은 한나라 살맛 나겠다"며 "나라꼴 잘 되간다"고 냉소를 던졌다.

'유명산'(go1183)님은 '진보진영 완전 몰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무현의 최대 공은 한국 진보진영세력을 초토화시킨 것"이라며 "진보개혁세력의 초토화 복구는 약 50년이 걸릴 것임, 수구보수세력들은 노무현에게 공로패 또는 훈장을 수여해야 할 것임"이라고 썼다.

'하이에나'(ksgolf)님은 "그나저나 한나라당 압승시켜서 참으로 좋겠수다"며 "참으로 기분 씁쓸하다, 쐬주나 한병 까야지"라고 썼다.

'한심하다'(supertech)님은 "결과를 보니 딱 기가 막히는군요"라며 "과거로 다시 회귀했으니 만족하십니까!… 보궐선거 또 해야 할 것이요. 불쌍하다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비통] "역사가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뜬구름'(brioforbes)님은 '소주 두 병 까고 말합니다'라는 밝힌 뒤 "할말 없음… 진보 세력 전멸입니다. 89년 이전으로 역사는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노통은 한가하시군요. 어느 캐나다 총리가 그랬듯이 진보 세력이 다 망하고 딴나라당이 정권 잡는 것이 목표이신 것처럼… 오늘 피눈물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강도산'(monpark)님은 "열린우리당이 출범해 수년도 아니 되어 '닫힌너희당'으로 본인 눈에 들어오니… 2년 전만 해도 보다 나날이 발전하여 '더열린모두당'으로 정치적 성숙을 바랐는데…"라고 썼다.

'paran'(nymo76)님은 "역사는 후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깨달았어…"라고 말했다.

'아무거나'(dog5san)님은 "대한민국은 죽어도 지역주의 극복 못한다"며 "민주당도 살아나고 중심당도 충청도에서 몇 개 먹었다. 참담하다"고 썼다.

[분노] "개혁 외면한 사필귀정"

'단두대'(korviet)님은 "개혁과 변화라는 시대정신을 철저히 외면하고 권력을 탐닉하는 것에 취해서 국민들의 경고를 무시하는 것도 부족해 오히려 가르치려고 하고 때론 협박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며 '오만불손'한 태도를 지적했다.

'뭬야'(uzleen)님은 '답답하지 않으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들이 개혁을 갈망해서 열린우리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줬다며 "그런데 이라크 파병, 미진한 개혁입법, FTA 졸속 추진, 대연정 제안 등으로 지지 세력이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숙련공'(empas88)님은 노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반대 입장과 관련 "'서민 여러분의 주거안정에 최선을 다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라고 대통령은 원론만 말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분양원가 공개하면 건설업자들, 어떻게 먹고 삽니까"라고 말하니…"라며 '사필귀정'이라 주장했다.

'옴부즈맨(gonsan)'님은 '법정관리 들어간 열린우리당'이라는 제목으로 "두 말하면 잔소리지만 5·31 지방선거 결과에서 읽을 수 있는 메시지는 국민과 동떨어진 오만한 정치권력에 대한 준엄한 경고"라며 한나라당을 향해선 "이번 선거를 야당에 대한 전면지지로 오해한다면 착각"이라고 말했다.

[억울] "아무리 열린우리당이 한심한들…"

반면 "너무 지나치다"는 반응도 많았다. '어린왕자(turtle44)'님은 "물론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처럼 할 정도로 잘못을 했단 말인가"라며 "정권 유지를 위해 무고한 사람을 죽였나? 사리사욕을 위해 돈 받고 공천을 했나? 어디 다니면서 성추행을 했나?"라고 말했다.

'싹쓸 맨'(yangsu212)'님은 "노무현이 정치를 못하고 열린당이 뻘짓을 해서란다. 사실 그런가"라며 "그렇다면 당연히 민노당에게 표를 주어야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이 나라에 참담한 미래가 있는 거다"라고 썼다.

'낮달'(krstd)님은 "지금 딴나라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노무현과 열린당이 뻘짓 많이 했지만 그래도 딴나라보다 못했냐?"라며 "아무리 열린당이 한심한들, 아무리 열린당이 미운들, 딴나라보다 밉냐?"고 반문했다.

'잔머리'(ys6515)님은 '해도해도 너무하네'라는 글에서 "어느 정도만 표가 나와야지… 그래야 서로의 의견을 수렴해서 이 나라 발전하죠"라고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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