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이주빈 강성관 기자
[3신 : 15일 저녁 8시]
"예시적 용어만 언급... 북측 언급은 없어"
"예시적 용어로 미사일 얘기는 나왔지만 논의는 없었다. 6·15 선언 이행과 관련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했다."
통일부 관계자가 오후 6시 20분 공식적으로 밝힌 남북 당국 좌담회 논의 결과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좌담회에서 오간 논의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은 그치지 않았다. 비록 '예시적 용어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북측 미사일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좌담회는 의제를 갖고 논의하는 회담이 아닌 환담 수준으로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미사일 문제도 제반 남북관계를 얘기하는 중에 예시적 용어로 언급됐을 뿐 이에 대한 북측이 언급한 것 전혀 없다"고 거듭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북 당국자뿐만 민간자문위원 등 20여명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미사일 문제를 밀도 있게 논의할 순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주로 논의한 것은 '6·15 공동선언을 남북 당국이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였다"며 "서로 입장에 대해 자문위원도 얘기하는 자리였다"고 부연했다.
| | "최승철은 선진형 협상가, 문정인은 보물" | | |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남북 인사 평 '눈길' | | | | 15일 오후 남북당국은 좌담회에 앞서 다과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남북 인사들에 대한 평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북측 인사인 최승철 아태 부위원장을 "광주 인구가 140만 2000명이라 것을 최 선생에게 듣고 알았다"며 "최 선생 같은 사람이 선진형 협상가"라고 추켜세웠다. 이 장관은 "(최 선생은) 말도 유머와 격조가 있고, 내줄건 하나도 안내주면서 싹 웃는다"고 유쾌한 평을 했다.
이 장관은 또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 위원장을 "보물"이라고 평했다. 이 장관은 "(문 전 위원장이) 원래는 정치경제한 분인데 국제정세에서 밝다"며 "남쪽 문제에 대해선 최승철 선생한테 물어보면 되고, 국제정세는 문 선생한테 물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평을 듣고 있던 김영대 북측 단장은 문 전 위원장에 대한 평을 이었다. 김 단장은 "(문 전 위원장이) 소탈하면서도 활달해서 앞으로 무엇을 노리는 듯한 이"라고 평했다. / 공동취재단 | | | | |
[2신 : 15일 오후 2시]
당국 대표단장 좌담회, 북 미사일 문제 거론 여부 주목
15일 6·15통일대축전이 이틀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3시 광주 5·18기념문화관에서 열릴 남북 대표단의 좌담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대북 3대 경제협력사업' 등 대북정책 기조를 재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 좌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 표명이 있을지 주목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당국 대표단이 15일 오후 좌담회를 열기로 했지만 안건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이종석 장관이 북측 대표단에 우려를 표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남측 대표단이 북측 대표단에 미사일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밝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참관 행사를 취소하고 하는 긴급 좌담회가 아니다"며 "남북 실무접촉단에서 참관행사를 할 것인지, 좌담회를 할 것인지 협의하다가 오늘 오전 좌담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좌담회는 의제가 없는 것"이라며 "미사일 관련한 내용도 없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협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좌담회는 남측 당국 대표단장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북측 당국 대표단장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내외신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지난 몇 주동안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중이며, 미국 등 관련국과 긴밀히 정보를 교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사일까지 발사한다면 국제 정세와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 당국 대표단 회동에서 DJ방북 논의 있을 듯 | | | | 남북 대표단 회동에서 남북철도 시험운행 재개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가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회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통일대축전 중에 DJ방북에 대해 논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실무접촉 수석대표를 맡고 있고 광주를 방문한 북측 대표단에도 관련 실무자가 포함돼 있어 당국 대표단 회동에서 DJ방북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김 전대통령의 방북 시기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 방북단 규모와 세부 일정, 방북경로 등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최승철 아태 부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이 27일 북에 갈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종석 장관은 조국평화통일위윈회 서기국이 15일, 안경호 북측 민간대표단장의 '한나라당 집권시 남북관계 파탄'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한나라당을 비난한 것과 관련 "열차시험운행이 무산된 것 때문에 우리가 남측에서 인심을 많이 잃어 힘든 상황"이라며 "북측이 가만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중립을 시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나 정부나 북의 발전을 원한다"며 "그래야 미래로 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장관의 언급에 대해 당사자인 안경호 단장은 별다른 응대없이 경청했다. | | | | |
[1신 : 15일 낮 12시 5분]
공동호소문 채택 "민족운명 위협하는 전쟁 근원 제거하자"
'6·15공동선언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이하 통일대축전)'에 참가하고 있는 남북 대표단은 15일 6·15공동선언실천민족통일대회와 6·15기념 통일미술전 등을 시작으로 행사 이틀째를 맞았다.
500여명의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민족통일대회를 열고 남북·해외 공동호소문을 채택했다.
대표단은 '동포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6·15선언은)불신과 대결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의 새 궤도 위에 올려 세워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 놓았다"며 "지금이야말로 온 민족이 비상한 각오로 자주통일의 종착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의 주인은 우리 민족이며 민족자주는 조국통일의 생명선"이라며 "자주 없는 통일은 통일의 부정이며 분열"이라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지금이야말로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모든 역량이 연대할 때"라며 "온 겨레의 단합된 힘으로 이 땅에서 민족의 운명을 위협하는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6·15통일시대의 최대의 급선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족의 대단합"이라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로 나가는 겨레의 앞길을 막을 힘은 이 세상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족통일대회에 이어 대표단은 광주시립미술관 2층 상설전시장에서 열리는 통일미술전을 관람했다. 전시장에는 남북미술작품 130여점이 전시된다.
이날 오후에는 남북 당국 대표단의 좌담회와 노동·여성·교육 등 8개 분야의 상봉 모임이 이어진다. 또 저녁 7시부터는 조선대학교에서 기념축하 공연 등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