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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호박전>.
22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호박전>. ⓒ 유진희

<호박전>을 연출한 유진희 감독은 그동안 , <언년이> 등의 단편들로 꾸준한 활동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 제작한 옴니버스 장편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 중 첫 번째 에피소드인 <낮잠>을 통해 제10회 카툰스온더베이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유니세트-깜빠니아지역상’(최우수교육적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EBS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등이 지원하고 한호흥업이 참여한 이 작품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2002년 우수 파일럿에 선정된 바 있는 3분짜리 영상물이 싹을 틔운 결과다. 그만큼 오랜 시간 유 감독의 오랜 고민과 정성이 더해졌으며, 유 감독 개인에게는 장편으로의 출사표 의미도 담겨 있다.

그녀는 본래 회화를 전공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 함께 어울리고 즐기고 싶어”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다. 그녀의 초심대로 <호박전>도 둥글둥글 잘 굴러 세상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다음은 유진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유진희 감독.
유진희 감독. ⓒ 홍지연

-<호박전>은 어떤 이야기인가?
“한마디로 명절에 온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을 만한 편안한 이야기다. 처음 이야기를 구상하던 4~5년 전만 해도 여성 캐릭터란 절대로 ‘망가지는’ 법이 없었고, 오로지 남성 캐릭터들만 코믹하게 나왔었는데 나는 그 점이 늘 불만이었다.

호박 같은 여자를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고, 여기에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캐릭터, 그리고 못생긴 아이들까지 이렇게 다소 ‘마이너’적인 존재들이 유머러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싶었다.”

-우리의 제사 문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데?
“애니메이션의 기본인 스토리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런데 뭔가 특별한 것을 찾기 보다는 우리가 저절로 알고 체화된 것들을 하는 것이 더 잘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할머니들이 김치를 담그고 된장찌개를 잘하듯 오랜 시간을 해온 것들, 그래서 저절로 체화된 것들을 정말로 잘하게 되는 것 같다. 굳이 한국적인 것을 위해 이 주제를 택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한테 가장 가까운 것이 충분히 변주도 가능하고 더 자유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호박전>은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 같다.
“그런 셈이다. 독립단편 작업 때는 정말 나 혼자서 모든 과정을 다 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내 역할을 최소로, 정말 감독만 맡아 진행했다. 이야기도 캐릭터도 배경도 최대한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그들의 장점을 더하고자 노력했다.

‘유진희의 것’이면서 참여한 ‘모두의 것’이 되도록 노력했다. 이것은 나의 의식적인 노력이기도 한데 그간 여러 편의 단편을 통해 나만의 마니아틱한 세계를 담았었지만 이제는 그보다는 조금 더 넓은 세계를 구현하고 싶어서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준비기간 내내 제사상 자문부터 원 · 동화 컨펌에 배경 수정까지 하루아침에 수도 없이 일이 몰려왔지만 이제껏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있었던 마음처럼 즐기며 상황에 맞서 왔다.

사실 그보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변 대부분이 우려를 했다. 소위 말해 애니메이션이 성공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걱정을 많이 하더라. 하지만 역발상에서 힘이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무국적이지 않더라도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한마디.
“우리나라 송편도 나오고, 잡채도 나오는 애니메이션. 그런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그런 점을 보고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시나리오에 많은 신경을 썼고 캐릭터들도 재미있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아쉬운 것은 짧은 기간 동안 작업을 하다 보니 40분 정도의 작품 길이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조심스런 마음으로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려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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