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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상
초등학교 교사가 1학년 아이들에게 상식을 넘어서는 폭력을 가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뒤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해당 교사라 주장되는 사진이 떠돌기 시작했고 각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가혹행위들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학교에서는 가해 교사를 직위 해제했고 군산시 교육청에서도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교사의 부당한 행위를 정확히 밝혀 그에 알맞은 처벌을 내리는 것도 재발 방지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또 동영상으로 찍히지 못한 탓에 지금도 자행되고 있을 체벌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가혹 행위들을 찾아내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을 폭력에 상처 입었을 어린 마음들을 달래주는 것이다.

동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교사의 행동은 체벌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화를 아이들에게 전가시키는 가혹 행위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병원에 실려 가지는 않았으니 큰 일은 아니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아이들 마음에 남았을 상처가 아이들 성장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해 교사는 동영상에 찍힌 행위만을 인정하고 있는 상태지만 벌써 1학기가 끝나는 시점인 만큼,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지속적인 가혹 행위에 노출되었는지 파악하고, 아이들에게 적절한 심리치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학원폭력 피해사례들처럼 이번 사건 또한 개인이 감당하고 가족이 책임지게 내버려 둘 것인가?

교육청이 되건 민간 단체가 자발적으로 나서건 피해 아동들과 부모들에게 전문가를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아동들에게는 심리치료를 통해 가혹 행위에 피해자가 된 것이 자기 잘못이 아님을 알게 해서 자존감을 지켜 주어야 하고, 이후 학교나 교사에 대한 공포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부모들 역시 상처 입은 마음에 도움이 주어야 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는 법률 조언이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는 교육 주체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얽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폭력 사건들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해결되지 못하고 우연한 제보나 피해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러서야 드러나곤 했다. 인터넷 공개와 마녀사냥, 당국의 형식적인 유감 표시와 여론을 의식한 징계가 지나가면 피해자의 상처만이 남고, 상황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동영상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던 학부모들이라면, 같은 교사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면, 우리 아이들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사건 또한 그냥 그렇게 흘러가지 않도록 지켜보자.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시작하자.

초등 1∼2학년 전담교사 배치 등 대책마련 해야

동영상을 보며 마음을 졸였던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의 피해 아동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사실에서 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초등학교 교육에서 1학년이 차지하는 특별한 지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취학 아동들은 다양한 형태의 교육·보육기관을 다니게 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대표되는 이들 기관은 학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아동을 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지내게 된다.

취학 시기가 되어 학교에 보내게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지내던 것에 비해 많은 인원이 한 곳에서 공부하게 되고, 아동 요구에 대해 수용하는 쪽 보다는 아이들이 규율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시작된다.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어서 학부모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런 과정은 아이들이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거쳐야할 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의 폭이 너무 크게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 각각에 대해 섬세한 도움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 아이들이 받게되는 심리적 부담은 커지게 된다. 일부 아이들은 등교 거부를 하거나 야뇨증 같은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드러내기도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을 통해 학교에 잘 적응하게 되면 이후 학교생활도 잘 하게 되고 학습 효과도 높아지는 반면, 밝고 창의적이던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학습능력마저 저하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접하곤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교사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교육이 바뀌고, 학교 운영이 나아지는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교사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특수한 지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같은 초등학교라 해도 1학년∼6학년까지는 편차가 크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들의 경우 좀 더 특수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학년을 전담하는 교사들을 특성화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들 학년들에는 아동 흥미를 고려하고 아동들이 학교생활에서 받을 스트레스들에 대해서도 대처가 필요한 만큼 보다 전문화된 자질을 갖춘 교사들을 배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초등학교에서 부설(또는 병설)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고 이곳을 다닌 아이들이 해당 초등학교나 인근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잦은 만큼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여 연계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었으면 한다.

유치원에서 파악한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해당 초등학교로 보내주는 간단한 조치부터, 유치원을 떠나 초등학교로 옮겨오는 과정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아이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국어능력 인증시험 시행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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