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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재단이사회와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동덕공투위가 28일 오후 서울 월곡동 동덕여대에서 학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동덕여대 재단이사회와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동덕공투위가 28일 오후 서울 월곡동 동덕여대에서 학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석희열
동덕여대 재단이사회(이사장 박상기 연세대 교수)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학내 소요사태 해결을 위한 수습책을 내놓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단 이사들은 다음달 5일 시내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학내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손봉호 총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습 안을 놓고 이사들 간에 의견이 맞서고 있어 격론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박상기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 3명은 29일 손봉호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들을 만나 학내 사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사들은 또 학내 구성원들과도 만나 의견을 들은 뒤 다음달 안으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습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경양 이사는 "이사들이 다음달 5일 만나 학내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기로 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손봉호 총장의 거취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손 총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도하게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등록금을 계속 올리는 것과 일부 보직교수를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 학내 분규의 핵심"이라며 "이사회가 학내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또다시 방치한다면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구성원들과 한국외대 직원노조 조합원 등 250여 명은 28일 오후 동덕여대에 모여 손봉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동덕여대 구성원들과 한국외대 직원노조 조합원 등 250여 명은 28일 오후 동덕여대에 모여 손봉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석희열
학교당국 "이사들의 현명한 판단 기대...걱정 안한다"

이에 대해 학교당국의 김병일 교무처장은 "이사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총장을 몰아내라고 한다고 이사들이 거기에 맞장구를 친다면 앞으로 동덕에는 희망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분규 사태를 최대한 빨리 풀고 학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으면 문제가 슬기롭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총장실 점거 학생들에 대한 징계와 관련 "29일 열리는 징계위원회에서 해당 학과장과 지도교수의 의견을 들어보고 징계 대상 학생들에게도 소명기회를 줄 것"이라며 "16명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가 학내 여론을 충분히 살펴 신중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 250여 명은 28일 오후 교내에서 집회를 열어 손봉호 총장 퇴진을 촉구했다.

"이사장님, 동덕인의 절규가 들리지 않습니까?"

이들은 곧바로 본관 3층으로 옮겨 이사회 회의실 앞 복도를 점거하여 "손봉호 옹호하는 이사회는 각성하라" "불법 이사회 자행하는 이사장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4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날 열린 이사회를 방해하기 위해 실력행사를 시도한 것.

오후 2시 2005년도 결산 보고와 2006년 추경예산 심의를 위한 이사회가 열리자 일부 시위대가 이사회 저지를 위해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바람에 고성이 오가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태준 부총장과 김병일 교무처장 등 학교당국자는 시위대에 막혀 이사회에 출석하지 못했다.

시위대의 방해가 계속되자 이사회는 오후 2시 50분께 동덕공투위 대표 4명과 학내 현안을 놓고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동덕공투위 대표들은 학내 구성원들의 입장을 처음으로 이사회에 전달하고 학내 사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날 이사회는 2005년도 결산 보고와 교원 재계약 안건만 처리하고 2006년도 추경예산 심의는 다음 회기로 미뤘다.

시민단체 대표들이 28일 오후 동덕여대 본관 3층 재단이사회 회의실로 들어가 2005년도 결산 승인 거부를 요구하며 이사회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시민단체 대표들이 28일 오후 동덕여대 본관 3층 재단이사회 회의실로 들어가 2005년도 결산 승인 거부를 요구하며 이사회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 석희열
동덕공투위 "수습책 내놓지 않으면 이사회 해체 투쟁"

문수연 총학생회장은 "학교당국은 폭력 당사자인 부총장에게 징계위원장을 맡겨 총장실 점거 학생들에게 폭력사태 책임을 물어 징계하겠다고 한다"면서 "그런데도 이사회는 예결산에만 관심이 있을 뿐 학내 현안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채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창석 교수노조 동덕여대 지회장은 "지금의 이사회는 2003년 동덕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라며 "구성원들의 대립과 갈등을 풀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성토했다. 동덕여대 교수노조는 26일부터 손봉호 총장 퇴진을 위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수노조 등 60여 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동덕공투위는 7월 중으로 납득할만한 수습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사회 해체 투쟁을 벌이겠다며 이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성원식 동덕공투위 집행위원장은 "7월 3일까지 이사들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학내 상황을 설명하고 보직교수들의 보고 내용이 모두 거짓임을 입증할 것"이라며 "그래도 이사들이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면 이사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성 집행위원장은 납득할만한 수습안에 대해 "이른바 실세들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손봉호 총장의 퇴진을 뜻하는 것"이라며 "이사회는 반드시 손봉호 총장의 사직을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덕여대 직원노조 조합원들이 학교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이사회에 참석하려는 김태준 부총장과 김병일 교무처장 등을 실력으로 저지하고 있다
동덕여대 직원노조 조합원들이 학교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이사회에 참석하려는 김태준 부총장과 김병일 교무처장 등을 실력으로 저지하고 있다 ⓒ 석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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