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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로 들썩이던 7월 1일 오후,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마르세에즈(프랑스 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날 파리와 마르세유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제추방 정책'에 반대하는 거리행진이 있었다.

특히 파리에서는 '바스티유 광장'에서 '베르시(Bercy)'까지 무더운 날씨에도 수천명이 참가하여 3시간 남짓 행진이 진행되었다.

▲ 행진 중 참가자가 마르세예즈(프랑스 국가)를 부르고 있다.
ⓒ 조영표
'국경 없는 교육 네트워크(Reseau education sans frontieres)'가 주최한 이날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크게 두 가지 주장을 외쳤다. 첫째,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강제 추방'을 반대한다. 둘째, 개정된 이민법'을 철회하라.

▲ 바스티유 광장 인근에 붙은 프랑스 공산당(PCF)의 정치 포스터, '내 조국은 여기 프랑스'.
ⓒ 조영표
문제의 중심에는 '선택적 이민자 수용' 원칙에 기반을 둔 '개정 이민법안'이 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이민 자격을 보다 강화하고, 프랑스 사회에 기여할만한 이들만 선택해서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가족(재결합)이민 자격의 강화, 프랑스어 시험, 10년 거주자 자동 영주권 폐지 등을 담고 있다.

내무장관 사르코지에 의한 주도된 이 법안은 사회당을 비롯한 야당과 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미 하원을 통과한 상태다.

정부는 이른바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이들(sans-papiers)'에 대한 강제 추방을 올 여름 동안 시행하기로 예고했다. 다만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있을 경우 학기가 끝난 후로 시행을 유보했고, 이제 그 유예기간이 끝난 셈이다.

이에 따라 '국경 없는 교육 네트워크'는 홈페이지에 '긴급 전화'와 '긴급 메일'을 공지하고 이들에 대한 방어와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이민자 자녀들의 강제 추방을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 시민을 대상으로 '대리부모 신청'을 조직했고, 신청자가 이미 수만 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진에는 자녀들과 참가한 파리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아이들에 대한 사냥을 중단하라', '우리들도 이민자의 자식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내보였다. 아울러 몇몇 야당 정치인 및 좌파 정치인들도 참여했다.

주최측은 조만간 다음 번 집회를 예고할 예정이다.

▲ 집회에 참가한 중국계 이민자들과 아이들.
ⓒ 조영표
▲ 행진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회당의 '로랑 파비우스(Laurent FABIUS)' 전 총리.
ⓒ 조영표
▲ 한 참가자가 작은 피켓을 내보이고 있다. '아이들에게 손 대지마!'
ⓒ 조영표
▲ 왼쪽은 '프랑스는 모든 인종을 사랑한다', 오른쪽은 '사탄 사르코지. 우리들을 프랑스에 살게 내버려둬!'
ⓒ 조영표
▲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참가자들과 선두에서 깃발을 든 참가자.
ⓒ 조영표
▲ 행진을 지켜보고 있는 주변 시민들. 이날은 매우 무더웠다.
ⓒ 조영표
▲ 아이를 데리고 행진에 참가한 학부모.
ⓒ 조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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