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에서 한 고등학생이 중학교 동창 등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우울증을 보이고 있어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 학생은 기말고사를 보지 못했다.
피해 학생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전남 화순 한 게임장 뒤편 주차장에서 B(16·화순ㅅ고)양 등 3명의 고교생들이 A(16·화순ㅎ고)양을 우산과 주먹 등으로 수십 차례 폭행했다.
B양은 이날 수업을 마친 후 버스를 기다리는 있던 A양을 불러 "이야기 좀 하자"며 주차장으로 데려갔고 이곳에는 남학생 등 7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B양 등이 A양을 폭행한 것은 자신에 대한 좋지 못한 소문이 학교에 퍼졌기 때문.
B양은 "우리 학교에서 안 좋은 소문이 있는데 네가 퍼뜨린 것 아니냐"고 따졌고 A양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만, 중학교 동창생인 B양과 C(16·나주ㅈ고)양· D(16·화순ㅈ중)양은 A양의 머리 등을 구타했다.
A양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 가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면서 머리, 얼굴, 다리 등을 구타했다"며 "'병원비 주면 되지'라는 모욕적인 말도 했고 1시간여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A양은 다음날인 24일 화순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머리 통증과 떨림 현상이 있어 대형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 찾은 병원은 '뇌진탕(의증), 다발성 타박상(안과와 정신과 진단제외)-임상적 진단'으로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A양은 하루에 6여 차례 정도 호흡곤란과 떨림 현상, 불안증 등을 보이고 있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처지다.
지난 2일 입원 치료 중인 병원에서 만난 A양은 호흡 곤란 현상과 함께 몸을 떨면서 "나는 안 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외출해 기말고사를 보다가 이 같은 현상을 보이다 쓰러져 호흡기를 이용해 숨을 쉬기도 했다.
A양의 아버지 김아무개씨는 "외상도 외상이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며 "병원에서도 불안증 때문에 장기간의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머니 홍아무개씨는 "우리 애가 이렇게 된 것도 분해 죽겠는데 가해 학생 어머니들이 병원을 찾아와 '쇼하고 있다'는 말을 해 더욱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정신과 치료를 하고 있는 병원은 6일 '소견서'를 통해 "현재 불안, 초조, 우울을 보이고 있으며 가끔 호흡곤란을 동반한 전신 떨림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재 약물치료와 면담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증상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화순경찰서 한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폭행 사실에 대해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5일 검찰로 송치했다. 가해 학생 해당 학교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해당 학생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양 부모들은 B양 등 가해 학생 측이 별다른 사태 해결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