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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통대자리와 베게(위)와 보기만 해도 시원한 조릿대
담양 통대자리와 베게(위)와 보기만 해도 시원한 조릿대 ⓒ 윤형권
끈적끈적한 장마더위, 불볕 같은 삼복더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 현상. 한여름 밤의 불청객들이다. 이번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뭐 시원한 거 없을까?

한여름 무더위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가 대나무로 만든 대자리 위에서 수박 한 통 쪼개 먹는 맛이 아닐까? 대나무는 성질이 차디차기 때문에 여름철 더위를 이기는데는 그만이다. 대자리 위에 누우면 끈적거리지 않고 시원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대자리는 전남 담양지방의 특산품이다. 한때는 집집마다 대자리 하나쯤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했다. 그러나 요즘은 값싼 중국산 대자리에 밀려 담양대자리는 쇠퇴일로에 있다.

조릿대로 만든 대자리는 중국산에 대항해 나온 담양의 새로운 대자리다. 이 대자리는 조릿대를 쪼개지 않고 통대로 만들었는데 끈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이 일반 대자리와는 좀 다르다. 조릿대는 대나무의 일종으로 일반 대나무와는 달리 굵기가 10㎜ 내외로 가늘며 키가 작고 성질은 대나무보다 덜 차다.

조릿대로 만든 통대자리를 개발한 사람은 13년간 담양에서 <죽향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진기(48세) 사장이다. 장 사장은 "중국산 대자리가 나오기 전만 해도 담양 대자리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담양의 대자리 산업은 어려움에 처했다.

장 사장은 "뭔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통대자리를 만들게 했다"고 한다. 장 사장이 개발한 통대자리는 지난해 실용신안특허를 얻어 올 여름부터 전국의 유명백화점에서 판매한다. 일반 대자리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편이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통대자리는 조릿대를 통째로 역어 만들어서 얼핏 보기에는 딱딱해 보인다. 그러나 통대자리 위에 누워 보면 의외로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이 좋다. 물론 끈적거리지 않고 시원한 것은 일반 대자리와 같다.

통대자리에 누우면 마치 원두막에 누워 있는 기분이 든다. 통대자리가 중국산 대자리에 대항해 <담양 대자리>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올 여름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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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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