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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제2회 울릉군 씨름왕 선발대회가 울릉청년단(단장 공호식) 주관으로 어제(7월8일) 도동 학생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비록 주민 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마한 동네이긴 하지만 이날의 씨름대회를 위해 참가자들은 일과시간을 쪼개 단체의 명예를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해 모래판에 올랐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울릉도 씨름대회를 위해 먼 이곳까지 대한씨름협회에서 찾아와 주셨습니다. 울릉도 출신의 이준희씨와 익살스러운 진행으로 한가득 웃음을 전하는 '람바다씨름'의 주인공 박광덕씨도 눈에 띕니다.
잘아는 지역민들이기에 웃음을 지으며 씨름판에 오르지만 눈가에는 지지않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여 긴장감도 느껴집니다.
씨름대회가 시작되고 여기저기서 박수소리와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뒤집기와 같이 프로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기술이 나오자 문득 작년 1회 씨름대회 때 동네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울릉도는 동네 앞 바다가 놀이터인 양 물에 친숙한데도 이렇다 할 수영선수 하나 나오지 않아 씁쓸해. 실내 수영장도 하나 없고 말이야. 저 천하장사 출신 이준희씨를 한번 봐. 울릉도 출신이라 씨름대회가 있다고 해 고향을 찾아주니 얼마나 자랑스러워. 울릉도도 하루빨리 후배들의 장래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예체능으로도 저변을 확대해야 빨리 발전할거야."
이런 저런 대화속에 체육관밖에서 국수와 돼지고기로 잔치가 벌어지자 동네 어르신들이 한 두분씩 모여듭니다. 새로 당선되신 군수님은 특유의 털털함과 웃음소리로 필자에게 한소리 하십니다.
"어이, 배기자. 식사는 하고 사진 찍나? 빨리 가서 한그릇 묵고 오자. 조금 있다 아줌마들 씨름도 있다 안카더나? 나는 남자 씨름보다 여자 씨름이 더 재미있더라. 맞재? 껄껄."
권위주의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고 때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하고 때론 동네 형님마냥 털털하기도 한 군수님이 있어 울릉도의 미래가 밝게만 느껴집니다.
덧붙이는 글 | *배상용 기자는 관광홍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