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공포' 소나무 재선충의 습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진주시는 98년 첫 발생이래 2003년까지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해 시 전역이 재선충 감염지역으로 포위된 상태로 연평균 4만 그루의 소나무가 베어지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재선충 피해목 벌목건수는 2002년 4만8천, 2003년 5만1천, 2004년 4만7천, 2005년 4만3천, 올해 상반기만해도 3만 그루가 베어지거나 훈증 또는 소각, 파쇄됐다.
관계기관의 방제노력으로 올해 신규발생 지역이 아직까지 보고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동(22.9ha)과 함양군(0.5ha) 등에도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발생하는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허파인 지리산마저 위험하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발생한 지역이 지리산 인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감염목과 피해 예상목을 모두 베기를 하고 지속적 예찰과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지리산 지역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에 의한 재선충목 반출 우려 등으로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88년 부산 금정구에서 처음 발견된 소나무 재선충은 지난해만 15개소가 새로 발견됐으며 전국 53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피해구역 면적만 1만4308ha에 달한다. 1998년 첫 발견된 진주시 역시 지난해 3682ha가 감염지역으로 분류됐다.
진주지역에서는 외곽에 위치한 미천, 대평, 수곡을 제외한 진주시 전지역이 재선충의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 시내 지역 역시 소나무가 없는 칠암동과 중앙동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진주시관계자는 “2003년을 기점으로 방제노력을 다한 결과 소폭이나마 발생피해목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진주시 전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산림청과 연계해 연3회 실시하던 항공방제를 연5회 늘려 실시하는 등 재선충 방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진주시 담당공무원 3명만으로 철저한 재선충목 감시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부산림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실제 벌목을 하고, 재선충목 매개곤충을 죽이기 위한 훈증처리를 하는 것은 산림조합이나 인부들이 하는데 이에 대한 교육이나 관련 관리감독 인력부족으로 방제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내에서 처음 재선충 피해가 발생한 곳은 지난 1997년 경남 함안군 칠원면 용산리 187㏊이었지만, 2000년까지 진주 가좌동(5㏊), 통영 추봉도(102㏊), 양산 동면(3㏊), 사천 축동(10㏊) 등으로 급속 확산됐다. 이후 지난해 진주시 3682ha, 사천시 1245ha, 거제시 2983ha, 함안군 1939ha 등 경남 17개 시군에 걸쳐 1만3091ha가 피해면적으로 분류돼 전국 피해면적의 91.4%를 경남도가 차지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북쪽으로는 경북 포항·안동을 지나 강원도 강릉까지, 남쪽으로는 남해까지 확산되었고, 지난해 신규 발견 15개소 중 인위적 이동에 따른 확산은 60%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지난해부터 소나무 재선충 특별법을 실시하고, 올해 다시 소나무 이동제한 개정 특별지침을 7월 1일자로 시행하고 있다. 특별지침 시행에 따른 적용범위는 직경 2cm이상인 국내산 소나무류(소나무·해송)의 생목(生木), 원목, 제재목 및 폐목 등이며, 소나무에 대한 반출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진주신문 815호(7월 11일자 발행)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