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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무늬 점박이들에 이어 뛰어든 가이다의 생명체들은 큰 뿔을 가진 날렵한 놈들이었다. 그것들은 울타리를 넘기 위해 높이 뛰어올랐지만 고압전류의 범위는 보기보다 훨씬 위에까지 미쳐 있었다.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그들의 몸은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탐사선에서 미리 내보내어 놓았던 로봇들은 측면에 대기하고 있다가 원통에서 폭음을 내며 가이다의 생명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조차 날개가 달린 가이다의 생명체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었고, 가끔씩은 고압전류 사이를 뚫고 하쉬성인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별 피해를 주지 못한 채 공중에서 숯덩이가 되어 밖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무모하게 공격을 감행하는 가이다의 생명체 중에서도 특이한 녀석들이 있었다. 바로 짐리림이 사이도라고 이름붙인 이족 보행의 동물이었다. 그것들은 거세게 달려드는 대신 돌을 던지거나 나무에 붙인 불을 고압전류 울타리를 향해 던지기도 했다. 가끔 몽둥이를 들고 고압전류 울타리에 지나치게 다가가다가 타 죽는 사이도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안 쪽에 있는 하쉬행성인들을 공격하기 보다는 우선 고압전류 울타리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일부는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무기를 겨누어 돌진해 오는 생물들을 향해 쏘고 있는 하쉬행성인들은 비교적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이도들의 태도에 대해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사이도를 접했던 짐리림은 이들의 태도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울타리를 넘을 수 있는 돌을 집어 던지는 사이도들의 수는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울타리를 넘지 못한 채 타버리는 나무 따위와는 달리 돌은 불꽃만 일으킬 뿐 울타리 너머까지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깨달은 것 같았다.

짐리림은 에질이 사이도의 돌팔매질 한번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사이도의 돌팔매질 중 하나가 마침내 다른 생물을 행해 무기를 발사하고 있는 하쉬행성인의 몸에 맞아 그를 놀라게 했다. 돌팔매질이 위협적임을 깨달은 후 무기는 사이도들을 행해 집중되었고 로봇들도 사이도들을 행해 무기를 겨누며 방향을 바꾸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짐리림은 그 광경을 보며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 사이도들은 물론이고 공격하고 있는 가이다의 생명체중에는 공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린 생명체들까지 끼어 있었다. 심지어 사이도들은 어린 사이도들을 업거나 안고 있기도 했다. 가이다의 생명체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지만 무력한 어린 생명체까지 이런 상황에 끼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짐리림이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 공격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가이다의 생명체들은 어떠한 연유로 외계의 생물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진화되어 왔을지도 모른다.

짐리림은 막연한 추측으로 눈앞의 광경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사이도들은 절규하며 하나둘씩 불을 내뿜는 무기 앞에 쓰러져 갔다. 그제야 짐리림은 그 무기들이 애초에 싣고 온 것이 아니라 가이다에 와서 만들어진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짐리림이 기계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화약이 터지는 소리였다. 하쉬행성에서 화약무기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았다.

-누가 저런 걸 만들었을까?

짐리림의 생각은 엄청난 폭음과 함께 그치고 말았다. 하쉬행성인들과 로봇들이 사이도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순간에 거대한 엄니를 가진 생물이 고압전류 울타리 하나를 쓰러트렸기 때문이었다. 탐사선에서 확성기를 통해 다급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 안으로 대피! 안으로!

하쉬행성인들은 무기와 로봇들을 남겨둔 채 허둥지둥 탐사선으로 뛰어갔다. 한 하쉬행성인은 미처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밀려들어오는 가이다의 생명체들에게 짓밟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짐리림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사방에서 가이다의 생명체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순간 엄청난 불꽃이 사방을 뒤덮기 시작하더니 무섭게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아악!

순식간에 밝은 불꽃이 짐리림에게 ‘화악’하고 다가오는 순간 모든 것은 깜깜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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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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