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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자기 소개를 할려문 학년이랑 반부터 갈켜줘야제!"
"그요? 7학년 9반 염 아무개입니다. 결석 않고 열심히 잘 배울랍니다."
제1기 '어르신 건강대학' 개강식이 12일 오전 10시 화순군민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개강식에는 전형준 화순군수와 김실 의장이 참석해 대학생이 된 노인들을 격려했다.
이날 전 군수는 축사를 통해 "화합하며 잘 사는 화순을 만들기 위해 700여 공직자와 함께 열심히 일하겠다"며 "화순군의 밝은 청사진이 이뤄질 수 있게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일에 노인들이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덧붙여 전 군수는 노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김실 의장도 "군수와 힘을 모아 주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화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인대학 개강 첫날인 이날은 수업일정과 프로그램 소개, 수강생 소개 등 오리엔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됐다. 동기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노인들의 표정에는 '어르신 건강대학'에 대한 기대가 담뿍 담겨 있었다.
이날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이름과 나이를 간단하게 소개한데 반해 한 수강생은 "교육을 잘 받아 한층 젊어져서 노인대학을 소년대학으로 바꾸자"고 말해 수강생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백세정 운동처방사의 지도에 따라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푸는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마음과 달리 말을 듣지 않는 몸을 탓하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어느새 뻣뻣해져 말을 듣지 않는 서로의 몸을 보며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노래에 맞춰 몸의 방향을 앞뒤로 바꾸며 앞사람을 안마하거나, 운동처방사의 요구대로 두 손을 맞대고 손뼉을 치는 간단한 게임은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기도 했지만 그런 서로의 모습이 노인대학 수강생들에겐 즐거움이 됐다.
수강생들은 이날 게임을 통해 아직은 낯선 동기생들과 서먹서먹한 감정을 없앴다. 또 흥겨운 트로트 가락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면서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 갔다. 게임을 따라하지 못해 다른 수강생들 앞에서 '벌칙 춤'을 추는 수강생이나, 자리에 앉아 이를 지켜보는 수강생 모두의 얼굴에는 3개월간의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가 엿보였다.
화순군 관계자는 "수강생들이 건강대학을 통해 알차고 보람된 여가를 보낼 수 있게 프로그램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며 "예산과 장소 등이 부족으로 보다 많은 노인들을 참여시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장소가 없어 일정한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고 군민회관과 군청회의실 등을 오가며 강좌를 열게 됐다"며 "나이 많으신 노인들이 강의가 열리는 장소를 찾지 못할까 염려되고 수강생들께 죄송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제1기 '어르신 건강대학'은 노인들이 알차고 보람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부터 오는 9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총 24회에 걸쳐 진행된다.
건강대학에서는 노인들의 건강한 여가를 위해 건강체조와 스포츠댄스, 칼라믹스만들기, 종이접기, 노래교실, 한지공예, 풍선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건강한 노후를 위해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운동과 건강, 영양관리, 성인병 예방관리, 구강관리, 골다공증과 관절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