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도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워낙 보수적이라서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2회 세계시민기자포럼의 첫날, 20여개국에서 온 시민기자들은 저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인사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 가운데, 카메룬, 팔레스타인, 미국 등 가장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봤다. 그 중 이탈리아에서 온 로베르토 스피지오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 친구가 많아서 이번이 3번째 방한이라는 로베르토 스피지오는 이렇게 날씨가 나쁜 적은 처음이라며 연회장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폭우에 놀란 듯 보였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볼 수 있어서 기쁘고 설렌다는 그는 이탈리아의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고,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새롭게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포럼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곳곳의 시민기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로베르토가 처음 오마이뉴스를 접한 것은 지난 2002년 말. 한국인 친구들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소식을 들으면서였다.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으로서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오마이뉴스.
처음에는 영어실력을 늘리고, 자신의 역량을 시험에 보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을 통해 이탈리아의 특별한 미디어 상황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이탈리아를 '언론의 중세시대'라 표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집권하는 동안 그가 소유하는 몇몇 주류 언론사가 미디어를 독과점했고 더욱 보수화됐다. 그런 상황에서 기자로서 사실을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시민기자뿐이라 강조한다. 공공언론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하며, 시민기자에게 자유가 확보될 때 민주적이고 효과적인 보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좋아한다는 그는 한국인 친구들과 대부분의 유명한 곳을 찾아가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울 남산을 가보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도 포럼이 끝난 뒤 조금 더 머물면서 꼭 남산에 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