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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노천강당(노천극장)에서 집회를 진행하던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새벽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를 집단 폭행했다'고 보도한 <연합뉴스>에 대해 보건의료노조가 강력 대응 입장을 내놓았다.

<연합뉴스>는 21일 오후 서울대 총학생회의 발표를 인용해 "보건의료노조가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산별교섭 타결을 위한 집회를 벌이던 중 21일 새벽 1시 40분께 집회로 인한 소음을 항의하던 송동길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모(24) 미디어국장을 조합원 10여명이 집단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송씨 등은 조합 간부들에게 '기숙사생들에게 지장이 있으니 앰프의 볼륨을 줄여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씨가 앰프의 볼륨을 꺼버렸고 이에 격분한 조합원 2명이 이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며 "얼굴을 맞고 넘어진 이씨를 10여명이 달려들어 발로 짓밟았고 이를 말리던 송씨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일 밤 10시부터 21일 새벽 3시까지 현장을 취재한 기자가 목격한 이날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21일 새벽 1시 20분께.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던 노천극장에는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지고 있었고 비옷을 입은 노동자 30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초대 가수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고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이때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 두 사람(송동길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아무개씨)이 노천극장 무대 옆 음향실 천막으로 찾아와 "기숙사 학생들이 잠을 잘 수 없으니 소리를 줄여달라"고 했다. 음향 담당자가 소리를 조금 줄였지만 이씨 등은 "다시 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하며 음향기기를 손으로 만져 강제로 소리를 줄여버렸다. 이에 놀란 음향 담당자가 다시 소리를 크게 높이면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러는 사이 주변에 있던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등 10여명이 몰려들었고 이 가운데 한 사람이 총학생회 간부 이씨의 목을 밀어 넘어뜨렸다. 잠시 넘어져 있던 이씨가 일어나 자신을 밀친 사람에게 달려들며 신발을 벗어 던졌다.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고 큰 소리가 오갔지만 송씨 등이 적극 말리면서 2분여만에 몸싸움은 멈췄다.

이후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10여명이 이씨와 송씨를 노천극장 바깥에 설치된 상황실 천막으로 데리고 나갔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몸싸움을 포함 10분 정도.

앞서 서울대 공대 학생회장이 나와 환영사를 했고 서울대 농대 몸짓동아리 '들풀'은 '벗들이 있기에' 등의 율동을 선보이며 보건의료노조에 대한 연대를 과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 밤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과 관련 <연합뉴스>가 '보건노조, 서울대 총학간부 집단폭행'이라는 제목으로 마치 피투성이가 되도록 집단폭행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사실 확인없이 총학생회측의 주장을 일방 보도했다"면서 "사실무근의 왜곡보도로 보건의료노조를 집단폭행범으로 몰아가는 <연합뉴스>에 대해 반론보도 요청은 물론 명예훼손 소송과 언론제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서울대 총학생회에 대해서도 "행사장을 난장판으로 만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집단폭행으로 왜곡, 병원 입원, 인터넷 폭로, 언론보도, 고소 검토 등 사건을 왜곡,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그 저의가 어디에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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