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등 5개로 구성된 산별협약 잠정합의안 마련을 위한 보건의료 노사의 협상이 또 결렬됐다. 벌써 11번째.
노사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층 메트로홀에서 만나 협상을 시작해 두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이견을 조율했으나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가장 큰 쟁점은 임금인상안. 연세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의 임금협상 결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일 타결한 연세대병원은 총액 8% 인상, 13일 타결된 순천향대병원은 총액 6%대에서 인상폭을 정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날 협상에서 노조는 총액 기준으로 9.3% 인상을 요구했고 사용자 쪽은 6개 특성별로 0∼1.8% 인상안을 협상 테이블에 들고 나왔다. 한 차례 정회 뒤 사용자 쪽이 다시 민간중소병원 기본급 2%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인상 외에도 ▲산별기본협약(사용자단체 구성) ▲보건의료협약(의료공공성 강화) ▲고용협약(고용안정 및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과정협약(주5일제 전면 실시) 등의 산별요구안에 대한 합의도 지지부진해 불만스럽다고 밝혔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겠지만 사측의 태도로 보아 조정신청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모든 것은 사측이 직권중재에 기대 불성실 교섭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5일 대전에서 전국지부장회의를 열어 8월 3일 산별교섭 조정신청, 8일 지부교섭 조정신청을 잇따라 낸 뒤 24일 전국 100개 병원에서 총파업을 벌인다는 파업 일정을 결정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사용자 쪽은 막판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사용자 쪽 간사를 맡고 있는 김도철 한양대병원 사무부장은 "사측은 끝까지 대화를 통한 타결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사는 내일(27일) 목동 이대병원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달 2일까지 대화를 통한 자율타결을 위해 마라톤 협상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자 쪽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안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