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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시내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김수인(22·쥐업준비생)씨. 김씨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중에도 하루 10시간씩 열심히 일했다. 담배연기 때문에 목이 아팠지만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한 김씨에게 떨어지는 돈은 시간당 2800원. 하루 종일 일하면 2만8000원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처음에는 시간당 2500원 받았다"며 "하는 일에 비해 받는 돈이 너무 적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동안 여행을 계획한 이다해(23·대학생)씨도 최근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씨의 시급은 2700원. 하루 8시간씩 서서 일해야 하는 노동 강도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돈이다. 이씨는 "그래도 나는 많이 받는 편"이라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 중에는 시급 2400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2006년 7월 현재 정부가 정한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3100원이다. 하지만 방학이나 휴학 기간 동안 용돈을 벌기 위해 나선 대학생들은 아직 최저임금을 밑도는 임금을 받고 있다. 각 지방노동청이 감독하고 있지만 싼값에 대학생들을 고용하는 악습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기껏해야 '시정권고'에 머무르는 솜방망이 처벌 탓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7월31일 법정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최저임금법 6조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최저임금액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고 적용 범위를 구체화시켰다. 최저임금 아래로는 아예 계약이 성립되지 않도록 한 셈이다. 이를 어길 경우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돼 있다.

이혜훈 의원은 "현행법상으로도 최저임금을 밑도는 근로계약은 당연히 무효지만,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도 벌칙을 부과해 근로자의 생계수준을 보장하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혜훈 의원실 김진원 비서관도 "지금까지는 최저임금법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시정조치만 취해졌을 뿐 노동부가 형사고발하는 조치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처벌을 강화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과 같이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착취하는 행태를 뿌리 뽑겠다는 얘기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장수는 2003년 5.5%, 2004년 10.3%, 2005년 14.9%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형사고발 및 처벌건수는 2004년 5건, 2005년 22건 등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또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기업들 중 70%는 29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는 사용주에 대해서는 지도감독관이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행보다 강한 법적 조치가 없어 실제로는 최저임금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