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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소속 호남지역 당원협의회장이 한나라당 소속 수도권 지자체장들에게 공개 인사청탁을 하고 나섰다. 주인공은 한나라당 광주서구을 당원협의회 이정현 위원장.

이 위원장은 6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수도권 단체장이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인데 호남출신 동 직원들, 구청 직원들, 시·도청 직원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출신지를 의식하지 않는 인사탕평책을 펼쳐달라"는 것이다.

인사 청탁 내용도 구체적이다. "직원조회 같은 기회에 '지역차별 절대 없다'고, 안 해도 될 말이지만 그래도 한 번 한다면 당사자들이 얼마나 안심 되겠는가?", "상식에 어긋나는 보직 이동이나 승진 탈락 같은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가 공개적으로 호남 출신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탕평책을 들고 나선 것은 최근 호남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효선 광명시장 때문이다. 이 시장은 전임 시장의 인사 문제를 거론하며 "전라도놈들은 그래서 안된다"는 말을 했고, 당으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그들(호남 출신 공무원들)에게 더 공포심을 주었을 것"이라며 "그 말은 흔히 비호남 사람들 중에 호남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낼 때 종종 쓰는 말이다. 객지에 나와 사는 호남 출신들은 그 말이 가장 듣기 싫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호남 출신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들 중 승진이나 보직을 두고 경쟁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금 속으로 '나 떨고 있니?'를 자문하고 있다"면서 "지자체장이나 의원들이 인사탕평책을 통해 수도권 호남 출신들에게 좋은 평을 듣는 것보다 더 큰 대선 기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위원장은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이 위원장이 올린 글 전문이다.

"거시기 좀 안 되겠니?"

호남 위원장이 가장 많이 듣는 말

한나라당 광주서구을 당협위원장인 필자는 요즈음 고향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세 가지가 있다. '한나라당 다음번에는 집권하겠더라', '전라도 놈 발언했던 시장 가만 놔 두냐?', '너 김문수 좀 아냐? 인사가 있는디?'가 그것이다. 코미디 유행어 중에 '~좀 안 되겠니?'라는 것이 있다. 그 버전으로 쑥스러운 속내를 좀 털어 놓고 싶다.

공개 인사청탁 :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 인사 탕평책

호남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공개적인 집단 인사 청탁이다.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 중 호남출신 좀 거시기 해달라는 것이다. 특별한 배려나 대우를 요구하지 않겠다. 다만 출신지를 의식하지 않는 탕평책을 펼쳐 달라는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겠다. 수도권 단체장이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인데 호남출신 동 직원들, 구청 직원들, 시. 도청직원들이 인사에서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 정말 꼭 그렇게 해주길 부탁드린다.

가끔 호남출신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들 중에 ‘우리 구청장님은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내가 호남출신이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잘 대해주셔서 얼마나 편한지 몰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 구청장이 참으로 고맙고 존경스럽다. 직원 조회같은 기회에 '지역차별 절대 없다'고 안 해도 될 말이지만 그래도 한번 한다면 당사자들이 얼마나 안심 되겠는가?

5.31 지방선거 수도권 대승, 호남 출신 유권자도 큰 기여

5.31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이번 승리만큼은 호남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당 지도부는 인정한바 있다. 또 실제로 그랬다. 한나라당이 개혁하고 변하면 호남인들도 한나라당을 적극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았다. 수도권 거주 호남출신들의 투표성향이 바뀌면 그 바람이 서서히 호남 현지로도 남하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소망인 전국정당이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지자체장들 내년 대선 가장 큰 기여 방법은 인사탕평책

그 시발점이 한나라당 소속 수도권 지자체장들의 인사탕평책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은 공천 면접에서 한결같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지자체장이나 의원들이 인사탕평책을 통해 수도권 호남출신들에게 좋은 평을 듣는 것보다 더 큰 대선 기여는 없을 것이다.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국민 대화합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남출신 수도권 지자체 공무원들 중 승진이나 보직을 두고 경쟁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금 속으로 '나 떨고 있니?'를 자문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염려와 우려의 목소리를 종종 듣고 있다.

전라도놈 발언, 정말 가장 듣기 싫은 말

이번에 겪었던 한 가지 사례가 그들에게 더 공포심을 주었을 것이다. 새로 당선된 한 현직 시장이 호남출신 전임시장의 인사잘못을 지적하면서 너무 노골적인 지역감정 자극발언을 했다. 당사자는 무심코 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말은 흔히 비호남사람들 중에 호남사람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낼 때 종종 쓰는 말이다. 객지에 나와 사는 호남출신들은 그 말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이다.

필자의 경우 23년을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전신정당에서 일해오면서 다 참고 견디어 낼 수 있었지만 그 말은 들을 때마다 인내하기 정말 힘들었다. 거기다가 호남지역 지자체와의 자매결연도 일방적으로 끊었다고 했을때 전율이 느껴졌다.

다행히 강재섭 대표최고위원께서는 윤리위의 결정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고 진행 중에 결국 본인이 탈당을 했다.

'놈이란 말은 안 썼고 호남 사람들과 평소에 잘 어울려 왔고 농담하고 놀리면서 편하게 쓰던 말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사람들의 부정부패나 못된 짓 혹은 실수, 반란 반역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역을 싸잡아 그렇게 비난하지 않는다. 정말 가슴 미어지고 아픈 말이다. 의식적으로도 안 써주었으면 하는 말이다.

맨살이 소금물에 닿을 때하고 아물지 않은 상처부위에 닿았을 때 느끼는 아픔의 차이는 크다. 누구나 조심해줘야 할 배려다. 구체적인 사실을 나열하면 감정 골이 오히려 더 깊어지기 때문에 자제하겠다.

한나라당의 호남 다가감에는 진정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재임 2년 동안 목포와 신안에서 여수 광양에 이르기까지 호남을 열일곱번이나 찾아갔다. 마음으로 다가가려는 다양한 노력도 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을 찾아가 뵙고 6.15 남북 정상화담의 성과를 평가했고, 아버지 시절에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 한다고 정중한 예를 갖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는 큰 복을 누리기도 했다.

강재섭 신임대표는 취임 한달만에 세번째 호남을 방문한다. 호남출신 최고위원을 즉각 임명했고 수해지역도 호남을 가장 먼저 찾았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당사에서 간담회를 했고 박광태 광주시장과 내년 예산에 관해 당 대표가 직접 야-야 당정 정책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 취임한달 기자 간담회도 호남에서 할 예정이다. 자신의 비서실 부실장 두 명을 전부 호남 출신으로 임명했다.

이명박 전 시장은 목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손학규 전 지사는 첫 민생대장정을 호남에서 시작했으며, 원희룡 전 최고위원은 호남 폭설피해 때 현장에서 상주하며 대책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정의화 지역화합발전특위위원장은 수차례의 지역방문과 간담회 및 여수 엑스포 유치지원은 물론 DJ생가를 방문했다. 많은 젊은 의원들은 호남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 현지체험을 다양하게 해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호남에 대한 인식과 의지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 더 변할 것이다. 점차 진정성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워낙 골이 깊다보니 마음의 화해도 길어지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전국정당이 되고 국민화합을 통해 국가에너지를 결집시켜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라 선진화를 이룩하려는 원대한 꿈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다. 국민화합과 지역감정 해소 그것은 이 시대 모든 정권, 모든 정당, 모든 정치인의 소명이다.

탕평인사, 한나라당 당풍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처음의 청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우리 한나라당 출신 지자체장들에게 특정 지역출신 공무원 인사를 배려하거나 잘 봐 달라고 부탁하지 않겠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상식에 어긋나는 보직 이동이나 승진 탈락 같은 일은 단 한건도 없었으면 좋겠다.

'한나라당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라고 절망하는 호남출신 공직자가 없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부족해서 탈락했으면서도 고향 핑계를 대는 빌미 자체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역감정을 해소하려는 중앙당의 피나는 노력이 일선 지자체장들의 인사 공정에서 더욱 꽃을 피우도록 관심 가져 주길 바란다. 이것은 한나라당에서 23년 동안 일해 온 호남 출신의 한 당직자이자 호남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위원장의 간절한 청탁이고 소원이며 애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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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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