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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힘깨나 쓸법한 검붉은 열매인 복분자
보기만 해도 힘깨나 쓸법한 검붉은 열매인 복분자 ⓒ 윤형권

복분자는 7~8월이 제철이다.
복분자는 7~8월이 제철이다. ⓒ 윤형권
남성들이 들으면 솔깃한 이야기다. 물론 기혼 미혼 따질 것 없이 여성들도 그냥 지나치기엔 좀 아까운 이야기다.

전북 고창에 어떤 착한 사람이 살았는데, 이 사람은 워낙 몸이 약해서 남자구실도 제대로 못했대. 하루는 꿈속에서 산신령님이 나타나 ‘뒷산에 있는 붉은 열매 21개를 따서 그 자리에서 먹어라’고 하더라나. 아침에 일어나 뒷산에 올라가니 산신령님 말씀대로 검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 있었어. 이 착한 남자는 산신령님 지시대로 그 열매를 따먹었대.

그런데 다음날 새벽 희한한 일이 생긴 거야. 이 착한 남자가 방에서 용변을 보는데, 어디선가 폭포수 소리가 나더니만 요강이 엎어지는 거야. 이 착한 남자 깜짝 놀랐대.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옆에서 자고 있었던 이 착한 남자의 부인이었는데, 기절할 뻔 했다나…. 어쨌든 이 착한 남자는 산신령님이 알려준 열매를 먹고 원기가 샘솟아 아들딸 구별 않고 많이 낳아 잘 살았다는 이야기.


위 이야기에서 나온 산신령님이 점지해준 열매가 바로 ‘복분자(覆盆子)’다. ‘복분자’라는 이름을 풀이하면‘엎어질 복(覆)’, ‘동이 분(盆)’, 아들 자(子)인데, 한방에서 아들 자(子)는 주로 씨앗이나 열매를 의미한다. 따라서 ‘요강(동이)을 엎어지게 한 열매’라는 뜻이다.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다.

요즘 같은 날씨를 ‘살인적인 더위’라고 해도 될 법하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자칫하면 남성들의 기운이 상할 수가 있다. 더군다나 더위를 피한답시고 계곡에서 삼겹살 구워먹고 소주 한 두 잔 하다가는 큰코다친다. 돼지고기는 그 성질이 차다.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 먹어도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여름날 아침에도 비실비실 하면 더위를 먹었다고 해서 삼계탕, 보신탕 등을 찾았다. 그런데 삼계탕이나 보신탕 말고도 원기를 북돋아 주는 열매가 복분자다.

복분자는 일명 ‘멍석딸기’라고도 한다.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이 딸기는 장미과에 속하며 줄기는 1∼2m의 가시넝쿨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게 붙어 있다. 5∼6월경 꽃이 피고, 열매는 검붉은 좁쌀알갱이 같은 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하나의 둥근 열매를 형성하고 있다.

복분자의 힘에 맥없이 엎어졌다고 하는 요강. 요즘은 이 요강 보기도 드물다.
복분자의 힘에 맥없이 엎어졌다고 하는 요강. 요즘은 이 요강 보기도 드물다. ⓒ 윤형권
한방에서는 복분자를 주로 남성의 음위증(무기력한 성 능력), 요로결석 등 비뇨기계 이상에 쓰며 여성의 피부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재로 쓸 때는 복분자 열매가 익기 전 푸릇푸릇 할 때 따서 잘 건조시켜 술에 하룻밤 담갔다가 사용한다. 복분자는 한방에서 구기자, 토사자, 오미자 등과 함께 남성의 정력증강에 필수적인 약재로 쓰이는데 이중에서 그 이름 값을 단단히 해내는 게 바로 복분자다.

복분자 열매를 먹기에는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철이 제철이다. 전북 고창지방을 중심으로 복분자 재배가 성행하고 있다. 복분자 열매를 얼렸다가 우유와 함께 갈아먹으면 신맛이 덜해서 먹기에 좋다. 이때 수삼 한 뿌리를 함께 넣으면 금상첨화, 부부화락이다.

복분자 열매는 술에 담가도 좋다. 선홍의 색깔이 아름답다. 복분자가 요즘 제철인지라 산지에서 1㎏에 5천 원 정도 한다. 술에 담그거나 얼렸다가 두고두고 먹으면 부부금실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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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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