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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량진역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면 노량진 수험가가 자리 잡고 있다. 역 뒤편으로는 수산시장이 보인다.
ⓒ 문병희
노량진역에 도착한 지하철의 문이 열리자 뜨거운 열기와 역 바로 옆에 있는 수산시장 때문인지 몰라도 비릿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노량진역을 빠져나와 수산시장을 뒤로하고 역 앞의 육교를 건너 수산시장과 대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노량진 수험가로 들어섰다.

육교를 내려오면 학원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아주머니들을 쉽게 만나게 되는데, 공무원 학원이며, 대학 입시학원이며 가릴 것 없이 인도를 몇 m만 걷다보면 이곳의 유명한 학원의 이름은 손안에 다 모여 있게 된다. 이쯤 되면 수험 1번지인 노량진 학원가에 온 기분이 피부로 느껴진다.

▲ 노량진 육교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각종 공무원ㆍ자격증 학원들
ⓒ 문병희

▲ 대부분의 학원 수업은 오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시험 과목수가 많다던가 보강 등으로 인해 오후 늦게까지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문병희
이곳에서 수험생활을 하는 이들은 공통된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시험 합격을 통해 취업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청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침부터 학원 강의를 듣는 것을 시작으로 저녁 늦게까지 독서실에서 자습을 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이렇게 이들의 생활이 가능한 것은 수험생활을 넘어 자취를 할 수 있게끔 노량진 수험가의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서실이며 고시원, 그리고 어느 대학가 못지않게 많은 음식점과 빨래방,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자주 이용되는 PC방까지 수험생들을 위한 이런 시설로 인해 노량진은 타 지역의 수험생들을 이곳으로 끌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편의 시설을 뒤로하고 수험생들을 이곳으로 몰리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막대한 수험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각종 시험정보부터 직종별 공부방법론, 학원정보 등 외지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넘쳐난다. 이것은 수험생들의 마음을 좀더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거니와 무엇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험 패턴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물론 그 만큼 유언비어도 많이 돌아다니지만 이 지역에 있는 학원을 비롯해, 고시원, 독서실 등 수험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 노량진의 가장 큰 장점은 전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험정보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 문병희

▲ 공무원 채용공고와 합격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게시판(좌)과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보충자료들(우)
ⓒ 문병희

▲ 한 학원 수강생이 여름방학때 개설 돼 있는 강의를 살펴보고 있다.
ⓒ 문병희
이렇게 수험생들은 여러 가지 배경을 바탕으로 노량진에 모이는데 이것을 제일 반기는 사람들은 그 기반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업난에서 벗어나고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날수록 이곳의 학원, 고시원, 식당 등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이곳 식당가에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식당뿐만 아니라 시험이 임박해 있거나, 방학 때는 독서실을 자리 하나 맡기 힘들 정도이다. 이렇듯 넘쳐나는 수요로 인해 어떻게 보면 이곳의 수험생들은 노량진의 지역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 노량진 수험가 주변에 있는 식당들은 수험생에게 하루에 한 번 이상을 꼭 들러야 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 문병희

▲ 노량진의 상권은 주 대상이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다른 번화가처럼 그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다.
ⓒ 문병희

▲ 독서실 등을 비롯해 수험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수험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 문병희
한편으로는 이곳에 모인 수험생들과 이들을 대상으로 상권을 형성하는 상인들은 서로 의지해 가며 생활하는 공생관계를 연상하게 한다. 노량진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8월 중순의 무더위가 한창 심술을 부리는 요즘 각종 유혹을 반납하고, 그들의 길을 닦고 노력하는 수험생에게 좋은 결실이 맺었으면 한다.

▲ 수험생활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가.
ⓒ 문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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