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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월 5일 미사일 시험 발사와 일본 총리의 8월 15일 야스쿠니 참배를 계기로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일본 내에서 선제 공격 능력 확보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국제 사회는 일본이 향후 핵무장에 나설 것인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이 핵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와 일본이 실제로 핵무장에 나설 것인가는 상호 별개의 문제다. 일본이 핵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략적 필요에 따라 핵무장을 일단 보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인들은 자국의 핵무장 능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는 "우리는 핵발전소에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3, 4천 개의 핵탄두를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일본이 무시할 수 없는 핵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 일본이 언젠가는 핵무장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이 미국 주도의 현존 국제질서 하에서 과연 핵무장을 추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시각이 있겠지만, 지금은 8월 16일자 <아시아 타임스>에 실린 토드 크로웰 특파원의 분석을 들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아시아 타임스>는 <아주시보>의 영문판으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일본이 과연 핵무장을 추진할 것인가와 관련해 이 신문은 최근 미국 측에서 일본 핵무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자주 나오는 이유와 중국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문제 등을 함께 다루었다.

먼저, 일본의 핵무장과 관련해 <아시아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일본의 핵무장을 충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 근거로 토머스 시퍼 일본주재 미국대사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발언을 제시했다.

시퍼 대사는 "북한이 핵무장을 한다면 이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무장 압력이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의 독자적인 핵무장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체니 부통령은 텔레비전 인터뷰에 출연해 "탄도미사일 및 그 운반체를 보유한 상태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아마도 동북아에서 핵 경쟁이 유발될지도 모른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아시아 타임스>는 이처럼 미국 측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흘리는 이유의 한 가지를 6자회담 문제에서 찾았다. 중국의 대북 압박 혹은 설득의 성과에 실망한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중국을 자극하는 방법의 하나로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중국 측에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도 핵무장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함으로써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더욱 더 압박하도록 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 타임스>는 이러한 추론의 근거로서 미 공화당 정책위원회의 보고서를 제시했다. 보고서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에게 선택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을) 돕든지 아니면 또 다른 주변국의 핵무장 가능성에 직면하든지 말이다."

여기서 '또 다른 주변국'이라는 것은 일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는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혹은 격려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미국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중국을 자극하여 북한 설득에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아시아 타임스>는 주장했다.

그럼, 중국 지도부는 그 같은 미국 측의 '으름장(bluff)'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까? 이 신문은 "중국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두려워하리라고 믿는다면, 미국은 아마도 착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그런 으름장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신문의 단언이다.

그렇다면 중국 지도부가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점과 관련하여 <아시아 타임스>가 제시한 이유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는 "일본은 핵 알레르기로 유명하다"는 점이고, 둘째는 "일본의 비핵 3원칙(핵을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이 일본의 핵무장에 브레이크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며, 셋째는 "독자적인 핵무장이 일본에게 득보다는 실이 된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 중에서 세 번째 이유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자국에게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본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체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적으며, 그러한 일본 내 분위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체 핵무장은 과연 일본에게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것일까? <아시아 타임스>는 중·일 양국의 핵능력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고, 중국과의 핵 대결은 일본에게 승리보다는 패배를 안겨 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 신문은 오늘날의 중·일 관계는 과거 냉전 시기의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 논리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상호확증파괴은 상호 절멸을 보증함으로써 어느 한 쪽도 핵전쟁을 도발할 수 없도록 핵억제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만약 중·일 간에 핵전쟁이 벌어지면 '확증 파괴'되는 쪽은 중·일 쌍방이 아니라 일본뿐일 것이라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아시아 타임스>는 2가지의 판단 자료를 제시했다.

첫째, 중·일간 가상 핵전쟁의 결과. 신문은 중국은 단 5개의 핵무기만으로도 일본을 파괴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도쿄에 3방, 관서지방(오사카·고베·교토)에 2방의 열핵폭탄(수소폭탄)만 떨어뜨리면 일본을 멸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5방의 핵무기만으로 일본이 중국을 멸망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신문의 말이다. 이 핵전쟁에서 일본은 제1차 공격만으로 보복능력을 상실하게 되지만, 중국은 제1차 공격을 받고도 보복능력을 계속 지킬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둘째, 대미(對美) 핵공격에 대한 중국 측의 자신감. 신문은 중국 측이 일본을 상대로 한 핵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을 상대로 한 핵전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군이 대만에 무력으로 개입하면 중국은 미국 도시들을 향해 핵무기를 겨냥할 수 있다"는 인민해방군 국방대학 국방관리학원 주청후 원장(계급 소장)의 2005년 발언을 소개함으로써 중국 측이 대미 핵전쟁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일본이 핵전쟁에서 중국과 단독으로 맞설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은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기보다는 차라리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편을 택할 것이라는 게 <아시아 타임스>의 예측이다.

앞서 소개한 오자와 민주당 대표처럼 일본 보수파들이 자체 핵무장에 관한 인기 발언을 내뱉고는 있지만, 이들도 결국 자체 핵무장이 득보다는 실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관측이다.

일본 지도부가 자체 핵무장보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서 더 큰 안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자체 핵무장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아시아 타임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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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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