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사기·비자금 조성·공금횡령·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50·구속)의 변론을 포기했다.
송 전 총장은 18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사임계를 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송 전 총장은 주 회장의 변론을 맡을 당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거절하다 주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의 간곡한 부탁으로 변호를 맡게 됐다"며 "주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해 '억울함이 없도록 해주겠다'는 차원에서 사건을 수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송 전 총장은 "제이유가 처벌을 받는다면 다른 다단계 업체도 모두 처벌 대상"이라며 사실상 주 회장을 강하게 옹호해왔다.
지난해 6월 변호사 사무실을 열 당시 "직접 사건 수임에 나서거나 재판업무로 법원에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송 전 총장이 주 회장 변론에 나서게 된 배경과 관련, 일각에서는 거액의 수임료설 등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송 전 총장은 주 회장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또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도 "전직 검찰총장이 다단계 사기범인 주 회장을 변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전직 검찰총장에 맞서 싸워야 할 '친정'(검찰)의 부담도 헤아린 듯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아마 송 전 총장이 상황을 다 파악한 것 아닌가 싶다"며 "사건이 갈수록 애초 주 회장이 얘기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돼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주 회장은 송 전 총장을 비롯해 제갈융우 전 대검 형사부장, 김영진 전 대구지검장, 박태석 전 동부지검 차장 등 거물급 법조인사들을 변호인단으로 구성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래서 주 회장의 변호인단을 두고 '작은 검찰'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