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대강 중 가장 깨끗하다던 섬진강. 하지만 7~8월 피서객들이 찾은 섬진강은 여기저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구례군 계산리 유곡나루터가 있던 유곡 유원지도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섬진강의 유원지 중 하나다.
곽재구 시인은 시 '유곡나루'에서 기생 관광을 온 일본인들이 겨우 6만 엔에 유곡나루에서 은어 잡고, 하루 종일 놀다 기생관광까지 가능하다고 한탄했고,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정태춘은 그 시를 자신의 유일한 트로트로 노래했다.
바로 그 유곡나루가 있는 유곡 유원지를 청소하는 장애인들과 지역주민들의 모습은 다른 곳을 청소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일본인 관광객은 없지만 관광객은 찾아오고 그들이 버린 쓰레기로 섬진강을 여전히 더럽혀지고 있다.
오늘(24일) 섬진강 쓰레기 줍기에 참가한 김철규(59)씨는 3살 때 허리를 다쳐 장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장애에는 '여순사건'이라는 시대적인 아픔이 함께 했다.
그는 피아골 입구 외곡에 살았는데 그가 3살 나던 1947년 여순 사건이 있었고, 여순사건으로 지리산으로 찾아왔던 사람들이 피아골 외곡에 있던 물레방아에 찾아와 쌀을 요구하다 마찰이 있어 물레방아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피하다가 아이 손을 놓쳐 그만 물레방아 근처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쳤고, 허리 잘린 조국의 아픔처럼 그 후 그의 허리는 평생 펴지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양복기술이 있어 양복점을 하기도 했지만 기성복에 밀려 요즘은 연탄 배달을 하고 있는데 다행이 석유값 인상으로 연탄을 찾는 사람이 있어 살만하다면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섬진강에서 태어났는데 요즘 섬진강 물은 예전의 빛깔을 찾기 어렵다며 굽은 허리지만 쓰레기를 줍는 데는 전혀 장애가 없고 내가 섬진강의 장애를 치유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줍던 아이들은 "담배꽁초가 줍기 제일 힘들었다면 몸에도 안 좋은 담배는 줍기도 어렵다"고 했다.
오늘 섬진강 유곡 유원지 쓰레기 줍기는 구례 장애인 협회 회원들과 지역주민 섬진강 교회 등 50여명이 함께했다.
그들의 손길로 깨끗해진 섬진강은 더 맑고 깨끗해져 평화로워 보였다.
| | 유곡나루 - 곽재구 시 | | | | 육만엔이란다
후쿠오카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버스타고
부산거쳐 순천 지나 섬진강 물 맑은 유곡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차는 고무장화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사일 풀코스에 육만엔이란다.
초가지붕 위로 피어 오르는 아침 햇살
선선하게 터지는 박꽃넝쿨 바라보며
니빠나 모노데스네 니빠나 모노데스네
가스불에 은어 소금구이 살 살 혀 굴리면서
신간선 왕복 기차값이면 조선관광 다끝난다.
육만엔이란다. 낚시대 접고 고무장화 벗고
순천특급호텔 사우나에 몸풀고 나면
긴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서비스 볼만 한데
나이 예순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 받고
아이스박스 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맑은 몸값이 육만엔이란다. | | | | |
덧붙이는 글 | 친환경 우리 농산물 직거래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 SBS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