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남일보> 24일자 1면
<전남일보> 24일자 1면 ⓒ 전남일보
그러나 초기 보수언론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지역신문들은 점차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초기엔 가상현실이 저지른 부정을 절대적 현실로 인정하지 않으려했다. 그러더니 파문이 확산되면서 지역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게 할 확률이 높게 됐다는 걱정의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개발사업(일명 J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전남도가 바다이야기로 수심이 가득하다.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유치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채롭다.

<전남일보>는 24일자 1면 머리기사 ‘도, 바다이야기 불똥 튈라’란 제목의 기사에서 사행성 사업의 부정적 여론이 지역 숙원사업에 차질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 게임과 함께 카지노・경륜・경마・로또 등도 도매금으로 사행성 도박사업으로 인식되면서 현재 도가 추진하고 있는 F1대회의 경차와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위한 여론도 악재를 맞게 됐다고 전제했다.

'전남도는 당장 이번 사태가 다음달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의원발의로 추진될 F1특별법 제정에 차질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런가하면 <전남일보>는 이날 1면에 “성인오락실・PC 방이 전무한 곳이 도내에 있다”며 “담양은 도박광풍 무풍지대”임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뭇 대조적인 의제로 시선을 집중케 한다.

‘도박의 바다’로 한해 500억 역외유출 ‘냉가슴’

<매일신문> 23일자 3면
<매일신문> 23일자 3면 ⓒ 매일신문
‘도박의 바다’로 지역자금이 한해 5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며 지역내 부의 역외유출을 걱정하는 곳도 눈에 띤다. <매일신문>은 23일 ‘도박게이트 의혹’에 관한 3면 특집기사에서 “중앙정부가 허가한 도박산업으로 인해 1년 새 대구에서만 500억 이상이 역외로 유출됐다”고 허탈해 했다.

“대구의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모두 100곳으로 5000대에 이르는 게임기를 통해 대구・경북 돈이 줄줄 샜다”는 분석기사에서 “검찰의 수사로 인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면서 불안에 떠는 지역업주들의 실태를 전달했다.

"지방세 수입보다 주민의 사행성 조장으로 인한 손해가 훨씬 크다"는 이 기사는 도박공화국을 조장해 온 현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인터넷<부산일보> 화면캡쳐
인터넷<부산일보> 화면캡쳐 ⓒ 부산일보 인터넷신문
반대로 부산지역에선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성인오락실 시장에 일본계 부정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을 전했다. 대구지역과는 대조를 이뤘다.

<부산일보>는 24일 “성인오락실 시장으로 급속도로 유입된 출처 불분명한 자금 중에는 일본의 야쿠자 자금도 있다는 첩보가 있어 면밀히 경찰이 감시 중”이라고 사회면에 보도했다. 곳곳에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보도가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황금 알’을 낳는 지역랜드가 경영위기를 겪는 이유가 ‘바다이야기’와 무관치 않다며 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지역신문 보도도 눈길을 끈다.

<강원일보> 22일자
<강원일보> 22일자 ⓒ 강원일보

“쪽박게임 개인에만 책임 지울 수 있나”

<강원일보>는 22일 고정칼럼 '언중언'에서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라는 특혜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강원랜드가 개장 5년만인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자체 구조조정과 경역혁신을 하고 있지만 족탈불급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 "전국적으로 1만여 곳에 달한 바다이야기가 지난해 2조6200억원이나 되는 매출을 올려 강원랜드 영업이 잘될 리 없다"는 이 기사는 "폐광지역 대체산업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이밖에 성인오락실의 단속 강화로 폐업이 속출하여 투자비용을 회수 못하는 지역 상인들의 볼멘소리를 전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일보>는 ‘쪽박 게임 개인만 책임인가’란 기획 기사에서 “도박 책임이 전적으로 개인에게만 귀속된다는 사고는 국가의 자기방어”라며 “국가가 도박의 특성을 인정하고 공개한 가운데 폐해를 최소화하고 예방 전략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현실에 더 부합 된다”고 전문가들의 말은 인용 보도했다.

<중도일보> 24일자 1면
<중도일보> 24일자 1면 ⓒ 중도일보
사행성 PC 압수해 놓고도 처리 ‘골머리’

<중도일보>도 24일 ‘성인오락실 된서리 폐업 속출‘이란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다뤘다.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업소들은 수억원의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문을 닫게 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이 기사는 “우리재산은 누구한테 보상 받아야 하느냐”는 업주들의 불만을 대변했다.

압수한 사행성 PC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도 사회면을 차지했다. <전북일보>와 <국제신문>는 23일과 24일 최근 경찰의 사행성 PC방 집중단속으로 압수된 PC처리가 또 다른 문제거리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부산에는 한 달 새 4970대를 압수해 보관상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압수된 성인용 PC들이 입찰에 붙여질 예정인 가운데 전북지역에선 이들이 또 다시 불법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기사가 바다이야기와 함께 전해졌다. 이처럼 바다이야기는 전국을 맴돌며 백태를 낳고 있다.

<국제신문>24일자 사회면
<국제신문>24일자 사회면 ⓒ 국제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