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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국회문화정책포럼이 주최하는 '전통예술 대중화·세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제공 :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실
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국회문화정책포럼이 주최하는 '전통예술 대중화·세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제공 :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실 ⓒ .
우리가 한국적 전통의 중요한 사례로 드는 국악. 그러나 갈수록 대중적으로 영향력이 감소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연 어떻게 국악의 활로를 찾을 것인가?

4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전통예술 대중화·세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문화정책포럼이 주최하고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이 주관했다. 이 행사는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한 연속 토론회로 지난 8월28일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다.

이날 '국악과 대중, 그 정겨운 만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발표한 윤중강 국악축전 음악감독은 실용국악과와 국악아카데미의 창설을 제안했다.

윤 감독은 "1970년대까지 한국의 서양음악 교육도 클래식만 가르쳤으나 1980년대부터 실용음악과가 생겨나 재즈를 중심으로 대중 음악을 가르쳤다"며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 수준이 상당한데 이는 실용음악과를 통해서 우수한 인력들이 배출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퓨전 국악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한편으로 국악과 졸업 뒤 진로가 막막하기 때문"이라며 "실용국악과가 개설되면 대중적인 국악곡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실용국악과는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감독은 "국악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기획자, 공연 연출가를 길러내는 국악아카데미가 필요하다"며 "한국 영화가 급성장한 것은 한국영화아카데미·부산국제영화제·기획 및 마케팅의 체계화"라고 설명했다.

즉, 국악도 국악아카데미를 만들고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국악 페스티벌'을 계속 열고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해서 기획이 돋보이는 국악 공연물을 만들고 마케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그는 ▲국악방송을 중심으로 한 한국문화 전문채널을 만들 것 ▲한국적 음악극(뮤지컬)을 만들 것 ▲타 장르와의 연계에 적극적일 것 등을 제안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영대 고려대 교수는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 - 창극의 경우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대중 관객은 공연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전통예술 또한 대중의 취향을 아는 것이 당면과제"라면서 "이를 통해서 전통예술이 구식이라는 생각의 틀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극 대중화의 하나로 초보 관객을 위한 30분짜리 창극을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30분짜리 '전통창극 다섯바탕전'의 경우 출연진 및 스태프를 합쳐 10명 정도 규모로 아주 간단하다"며 "그러나 담고있는 내용은 아주 현대적인 것이어서 오늘의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외국의 연출가들이 한국 창극이 한국연극의 정통성을 가졌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찾아왔다가 실망했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며 "외국에 당당하게 한국의 대표적 연극양식을 내세울 경우, 진정한 한국적 소리·한국적 동작·한국적 무대 등의 양식화가 국제적 면모를 갖춰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최공섭 KBS 피디는 "한국 뮤지컬의 열쇠는 창극"이라며 "창극은 노래와 훌륭한 음악, 연기의 즉흥적 표현이 춤과 관현악단의 반주와 결합된 진정한 형태의 종합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설 공연장을 만든 뒤 일본 관광객을 유치해 큰 성공을 거둔 '난타'의 사례를 들며 "창극은 한국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이라며 "우선적으로 외국인 관객을 겨냥한 공연으로 기획·공연되어야한다, 차별화된 관객 확보를 통한 대중화는 상설공연장 확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근삼 아트센터 팀장은 "고유한 정서와 색깔이 농축된 국악이 월드뮤직의 미래"라며 "그러나 고리타분한 음악이 아니라 만만한 음악이어야 하며, 따라서 국악은 좀 더 활발하게 여러 음악과 섞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음악계에서 한국음악을 찾기는 쉽지않다"며 "세계화는 곧 해외배급과 유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덕수 예술감독(한울림 예술단)은 전통예술 대중화를 위해서 전통예술 전용극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월28일 열린 첫번째 토론회에서 이용식 한양대 국악과 교수는 "지난해 국악 공연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경기·호남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타 지역인들은 국악을 통한 문화생활 기회가 원천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창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전통예술분야 공공단체는 주로 국악관현악단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민속문화 특히 전통 연희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부족하다, '국립전통연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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