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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잘 타고 다니는 중고자전거를 내게 분양했던 선배로부터 지난 3일 또 다른 중고 자전거를 분양받았습니다. 중고 자전거지만 선배는 정성과 비용을 들여 적잖이 수리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낌없이 자전거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제게 분양했습니다.
일반 자전거에 비해 바퀴를 비롯한 모든 조직이 조그맣고 접혀서 버스, 지하철은 물론 승용차에도 쏙 들어가는 그런 자전거입니다. 자전거 종류는 미니벨로라고 합니다. 지금은 잘 나오지 않는 품목이지요.
사실 지난 달 말 <오마이뉴스> 특별 기획시리즈 '자전거는 자전차다'라는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 강남 대치동에서 자전거 이동수리점을 하고 있는 신성호씨를 만나러 큰 자전거를 타고 성남에서 서울 홍제동까지 갔습니다. 탄천 따라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역풍을 맞으며 4시간 넘게 걸렸는데 홍제동에 도착했을 때는 사실 초주검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다음날 또 자전거를 타고 강남 대치동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벅찼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3호선 홍제역에서 대청역까지는 내려가는 약 40분. 그런데 홍제역에서 자전거를 갖고 통과할 때 애를 먹었습니다.
애를 먹었다는 표현보다는 큰 망신을 당했습니다. 자전거를 들고 패스를 통과하다가 자전거가 뒤집어지면서 바닥에 ‘꽝’ 했지요. 자전거는 내동댕이쳐지고 저는 정강이가 까지고 한마디로 난리였습니다. 그 순간 사람들은 ‘어어어~’ 하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접히지 않는 큰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에 탑승해서는 안 됩니다. 적발됐을 시 900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900원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벌금을 무는 한이 있더라도 자전거를 지하철에 실어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지하철에 싣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진을 빠지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리에 앉을 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한적한 시간이라 별다른 불편을 주진 않았지만 피곤한 몸을 앉히지도 못하고 자전거와 함께 40분을 서 있어야만 했습니다. 출발하거나 멈출 때 덩달아 움직이는 자전거를 꼭 붙들고 40분을 견뎌야만 했지요.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아세요? 자전거가 작았으면, 가벼웠으면, 혹은 조그맣게 접혔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앉아서 가는 승객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그런데 이번에 선배한테 분양받은 미니자전거(미니벨로)는 이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했습니다. 이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고 오면서 불편은커녕 승객들은 그것을 보며 오히려 즐거워하기까지 했습니다. 집에 와서 때 빼고, 광 내고 해서 번들번들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전거가 속력이 많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 자전거는 순간 속력이 엄청나고 심한 언덕을 올라갈 때도 기어 조정을 잘 하면 일반 자전거보다 힘이 덜 듭니다. 대신 더 많이 페달을 밟아야 하지만요. 다만, 장거리를 이동할 때 미니자전거는 적합하지 않은 듯합니다.
여하튼 우리 집에도 두 대의 자전거가 생겼습니다. 큰 자전거에는 저와 아기(아기 안장 부착)가 타고 작은 자전거는 안장과 핸들을 낮춰 아내가 타고 달리면 온 가족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앞에 아기 태우고 뒤에 아내 태운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요즘 <오마이뉴스>에서 시작된 자전거 열풍이 대단합니다. 자전거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모 라디오 방송에 인터뷰를 하는가 하면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얼마 전에 제가 쓴 자전거 이동 수리점 신성호씨 기사와 관련해 신성호씨를 그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자전거가 레저용이든 이동수단이든,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레저문화의 한 획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를 위해서 <오마이뉴스>도,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래서 오늘도 자전거 예찬론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