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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 일주문이다. 이 곳 까지 올라오려면 힘든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수종사 일주문이다. 이 곳 까지 올라오려면 힘든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 박혁
마을길을 지나고 꼬불꼬불 산길이 이어졌다. 길이 가파르고 험해서 수종사까지 오르는 데 많은 힘이 들었다. 차들이 수종사를 향해 올라가지만 도로사정 때문인지 올라가는 모습이 매우 힘겹게 느껴졌다. 그렇게 40분을 열심히 올라 일주문을 지나 마침내 수종사에 이르었다.

동방 제일의 풍경을 가진 사찰

희미하게 두물머리의 풍경이 보인다.
희미하게 두물머리의 풍경이 보인다. ⓒ 박혁
수종사 앞마당에서 바라본 두물머리의 풍경은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했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을 한 번에 보상받는 것과 동시에 힘들게 올라왔어도 정말 잘 올라온 나 자신에게 대견함을 느꼈다. 조선의 대학자인 서거정이 이 곳을 방문하여 "동방 제일의 풍경을 가진 사찰"이라고 칭했던 것이 너무나 당연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많은 사연과 느낌이 있는 수종사 경내의 모습이다.
많은 사연과 느낌이 있는 수종사 경내의 모습이다. ⓒ 박혁
수종사는 정확히 언제 창건했는지 확실하게 전해지고 있지는 않지만 정의옹주의 부도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1493년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종사라는 이름은 자신의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세조가 한 밤 중에 용선을 타고 두물머리에 이르렀을 때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이튿날에 종소리가 난 곳을 찾기 위해서 사람을 시켜 운길산을 샅샅이 뒤졌는데 동굴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세조가 들었던 것은 종소리가 아니라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였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세조는 이 곳에 절을 세우고 이름을 수종사(水鐘寺)라 명명하였고 은행나무 2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차 한 잔을 통해 깊은 사색에 잠겨본다.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삼정헌의 모습이다.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삼정헌의 모습이다. ⓒ 박혁
앞마당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바로 옆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삼정헌에 들어갔다. 수종사를 방문한 많은 시민들이 차 한 잔을 하면서 담소를 나누며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도 두물머리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차를 마시는 방법을 간단하게 배웠다.

차를 우려내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이 또한 정신의 수양이라고 한다.
차를 우려내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이 또한 정신의 수양이라고 한다. ⓒ 박혁
한 잔의 차를 음미하며 사색에 잠겨본다.
한 잔의 차를 음미하며 사색에 잠겨본다. ⓒ 박혁
수종사를 방문한 많은 분들이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수종사를 방문한 많은 분들이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 박혁
삼정헌은 1999년에 수종사를 찾는 이들에게 차를 대접하게 위해서 생겨났다고 한다. 그 전부터 수종사의 물맛이 아주 좋아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도 이 곳을 찾아 차를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삼정헌을 지키는 다모보살께서는 물을 끓이고 차 용기를 데우고 차를 우려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명상이며 이 과정을 통해서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내려놓고 정신을 쉬어가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느새 나 자신도 일상의 지루함을 떨쳐낸 것 같은 맑은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삼정헌에서 바라본 두물머리의 모습은 앞마당에서 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삼정헌에서 바라본 두물머리의 모습은 앞마당에서 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 박혁
차 한 잔 마시면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멋진 풍경은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차 한 잔 하면서 바깥의 경치를 바라보는 것이 마치 무릉도원에서 차를 마시며 사색을 하고 있는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삼정헌에서 바라본 안개속의 수종사는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삼정헌에서 바라본 안개속의 수종사는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 박혁
차를 마시면서 경치에 취해 있을 무렵, 수종사 전체에 안개가 휘감아 돌았다. 동시에 흐릿하게나마 보였던 두물머리의 풍경도 안개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안개 속에 묻힌 수종사의 풍경은 마치 산수화에 나오는 풍경처럼 신비하기도 하고 또 다른 멋을 자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개가 걷힌 후의 두물머리의 모습이다. 맨 처음의 모습과는 느낌이 다르다.
안개가 걷힌 후의 두물머리의 모습이다. 맨 처음의 모습과는 느낌이 다르다. ⓒ 박혁
시간이 지나고 수종사를 휘감고 있었던 안개가 걷혔다. 그러자 다시 두물머리의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방금 전에 바로 올라와서 보았던 풍경과는 또 다른 멋을 자아냈다.

1년 365일 언제 어느 때 찾아와도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 곳 수종사라고 한다. 시간 변화에 따라서 제 각각 다른 느낌의 모습들을 보여주어서 나중에 또 다시 찾아와도 새로운 느낌을 받게 해 주는 그래서 다시 수종사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 수종사 여행 정보

◈ 자동차 : 6번 국도(양평방면) - 양수리 방면 - 진중삼거리에서 직진 - 조안보건지소 - 수종사(산길이 험하기 때문에 운전에 주의가 필요함)

◈ 대중교통 : 청량리역에 2228번을 탑승하거나 강변역에서 2001-1, 2번을 탑승한 후에 진중삼거리에서 내리면 반대편 정류장에서 3 - 40분 간격으로 있는 마을버스를 탑승한 후에 조안보건지소에서 내려서 마을길을 따라 산길이 이어지는데 4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수종사가 보인다.

다실은 무료로 이용 할 수 있으며 이용시간은 09:00 - 18:00(동절기는 17:00까지)이지만 예불이 있는 10:30 - 11:30 까지는 다실을 개방하지 않는다. 양말을 신어야지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말을 착용하고 오는 것이 좋으며(양말을 미처 착용하지 못한 분을 위해 양말이 비치되어 있다.) 차를 마시며 명상을 하는 곳이므로 기본적인 에티켓도 지켜주어야 한다.

박혁 기자는 여행작가가 되기위해 준비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여행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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