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가 풀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곤충들의 짝짓기 현장 입니다. 사마귀, 메뚜기, 섬서구메뚜기 등. 아내의 별난 입덧을 위하여 기꺼이 먹혀주는 유물론적 사랑을 하는 사마귀는 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지나면서 암컷은 특이한 냄새로 수컷을 유혹합니다.
'수풀속의 무법자' 수컷 사마귀는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며 마음에 드는 암컷을 찾아 나섭니다. 수컷들은 조심스레 다가가 암컷의 등에 올라타고 자세를 고르는 시간만도 한 시간은 족히 걸려 목숨 건 사랑을 시도합니다.
보통 4-5시간 정도 꼼짝도 않고 사랑을 나누는데 가끔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이 다 끝나갈 무렵, 암컷은 고개를 돌려 강력한 아래턱을 이용해 수컷의 목을 자르고 머리부터 아작아작 씹기 시작 합니다. 목이 없는 수컷은 짝짓기를 계속하고 이때 암컷은 수정이 됩니다. 하지만 가끔 사랑을 나눈 수컷 사마귀가 재빨리 도망가 살아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숫사마귀를 다 먹어치운 암사마귀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나왔던 이동건처럼 "이 안에 너 있다" 능청을 떨며 느릿느릿 자리를 뜹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사마귀가 짝짓기동안 허기진 배를 채우고 알의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함이라는 설도 있고, 움직이는 것은 모두 먹이라고 생각하여 달려드는 사마귀의 습성에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사마귀에게 물어 볼 일입니다.
그러나 설령 암컷에게 먹히지 않는 수컷이 있다 해도 곧 생을 다하고 죽어 버리고, 수컷을 먹어 치운 암컷도 나뭇가지나 풀줄기에 알을 낳고는 생을 마감 합니다. 알은 꽁무니를 풀줄기나 나무줄기에 문지르며 거품을 뿜어냅니다. 알은 거품 속에 낳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은 스티로폼처럼 딱딱하게 굳어 따스한 알집 속에서 알들은 다가올 추위를 끄덕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사마귀는 번데기 과정을 건너뛰어 불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으로 이듬해 봄 망종 즈음에 이르면 알에서 애벌레로 깨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