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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도지사는 1946년 삼척군 북평읍(현 동해시)에서 태어난 강원도 토박이로 74년 행시 합격 후 23년 공직생활 중 5년을 제외하고 줄곧 강원도에서 일해왔다. 김지사는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전국 유일의 3선 단체장이다. 지난 8월엔 그동안 관행적으로 서울시장이 맡았던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당선돼 주목을 끌었다.
김진선 도지사는 1946년 삼척군 북평읍(현 동해시)에서 태어난 강원도 토박이로 74년 행시 합격 후 23년 공직생활 중 5년을 제외하고 줄곧 강원도에서 일해왔다. 김지사는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전국 유일의 3선 단체장이다. 지난 8월엔 그동안 관행적으로 서울시장이 맡았던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당선돼 주목을 끌었다. ⓒ 여성신문
[이미란 기자] 지난 8일 '지방자치 성 인지 정책 포럼'의 첫 문을 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민선4기) 김진선 강원도지사.

그는 평소 "강원도를 이끌고 갈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뭐냐, 뭐든지 들어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여성정책에 '적극적'이란 평을 듣고 있다. 최근 '강원도 여성대학'에서 김미영 여성아동정책과장 등 여성 공무원 발탁을 사례로 성 인지 정책에 대한 강의를 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방에선 아무리 여성정책을 잘 하려 해도 중앙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지난 8일 간담회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한 김진선 지사의 답변.

- 강원도의 대표 여성정책 사례엔 어떤 것들이 있나.
"우리 도는 무엇보다 여성 인력의 자질 향상을 위해 이모저모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내년이면 100억 원이 될 여성발전기금 조성이다. 올해 조성된 금액은 73억 원으로 여성 1인당 수혜 금액이 경기도를 뛰어넘어 전국 1위다.

다음으론, 여성들이 필드에서 제대로 훈련받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사업비 190억 원 규모로 '한국여성수련원'을 추진 중이다. 여성수련원으론 최초로, 2008년 완공 예정이다.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의 협조로 어느 정도 예산 지원은 받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쨌든 도비가 많이 들어가게 됐다.

또 여성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12주 과정의 여성대학을 운영, 지난해까지 6기 1556명이 수료를 했다. 여성전문인력뱅크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 때문인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원도 내 의원 209명 중 여성 의원 수가 30명에 이른다. 또 전국 기초의회에서 여성 의장 4명이 탄생했는데, 이 중 2명이 강원도 여성이다(영월군과 양구군)."

- 성별정책 영향평가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데.
"시·군 차원에서도 성 인지 정책을 펴야 성 인지 정책 지표가 같이 올라간다는 것이 소신이다. 매년 각 시·군을 대상으로 여성정책을 종합 평가해 잘 된 지역에 인센티브를 주는데, 열악한 재정환경에서도 2001년부터 우수 시·군에 총 31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왔다. 시·군 당 1개 과제씩 시범실시를 하고 있으며, 도정 시책을 포함해 총 44개 정책에 대해 양성이 고르게 혜택을 받고 있는지도 점검하고 있다."

-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이 많이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일정 부분 유지하려고 애쓴다. 우선, 각종 위원회의 여성 비율을 40%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003년 이후 3년째 전국 1위다. 사실 계·과 단위 일선에 그냥 맡겨 놓으면 여성 비율이 40%가 안 될 수도 있기에 내가 직접 나서서 직접 결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성 공무원의 경우, 99년 말 6급 이상 공무원이 131명이었는데, 2006년 7월 현재 368명으로 늘어났다."

- 일하는 여성에게 있어 육아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강원도는 어떤 지원책을 실행 중인가.
"여성가족부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보육시설 평가인증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 도가 참여율로 따지면 전국 2위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육시설 평가인증을 받는 시설들에 대해 100만 원씩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는데, 2005년엔 17개 시설, 올해엔 81개 시설이 인증을 받았고, 2008년까지는 모든 보육시설에 대해 평가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한편으론 보육시설 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위해, 장애아시설까지 포함해 특별수당과 격무수당 등을 주고 있다."

- 도내 취약계층 여성들에 대한 지원책은 무엇인가.
"취약 여성들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재 춘천과 강릉 지역에 있는데, 내년까지 한 곳 더 마련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전국 처음으로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착수했다. 도내 1706명의 결혼 이민자 가정 전수조사와 함께 원주에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경기도에 맞먹는 100억 원 규모의 여성발전기금 조성, 도지사의 위원회 내 여성 비율 직접 챙기기, 그리고 보육지원을 위해 선택한 보육시설평가인증제의 효율성에 대해 특히 큰 공감을 표했다.

반면, 서명선 여성개발원장이 지적한 대로, 여성 농업인의 체형에 맞는 농기계 개발, 노인발전기금을 노인회 등 특정단체를 통해 기부할 경우 결정권에서 소외된 여성 노인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 산불 발생 시 여성·남성이 동등하게 진화작업을 하는데도 조례엔 여성은 '위안활동', 남성은 '소방활동'으로 규제해 전근대적 성역할관을 은연중 드러내고 있는 점 등을 시정할 것을 주문했다.

'기획서부터 평가까지 남녀 모두 반영 정책'
서명선 공동대표가 말하는 '성 인지 정책'이란

▲ 간담회 참가 인사들. 왼쪽부터 김미영 강원도 여성아동정책과장, 김효선 여성신문사 사장, 김광웅 서울대 교수, 김진선 강원도지사, 서명선 한국여성개발원장, 이영대 변호사, 김형준 국민대 교수.

‘지방자치 성 인지 정책 포럼’ 공동대표인 서명선 여성개발원장은 "성 인지 정책이란 정책을 기획, 집행, 평가하는 단계에서 여성과 남성이 처한 현실과 경험, 요구를 파악하여 반영하는 정책"이라며 "궁극적으론 정책 형평성을 높이고 성 평등에 기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어서 "정책이 은연중 전근대적 성 역할을 가정하고, 성별 현실의 차이를 무시한다면 남녀 차별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성 인지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 원장은 성 인지 정책 추진을 위한 단체장의 역할로 균형인사 및 조직문화 개선, 성 평등 정책의 위상 제고, 성 인지적 인프라 구축, 지역발전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관심과 지원 크게 네 가지를 들었다.

이에 따른 세부 실천사항으로는 ▲남성 위주 인사관행 탈피를 위한 여성 공무원의 고위직 진출 확대 ▲성 평등 가족 친화적 조직문화 캠페인 ▲여성정책 예산 확충 ▲조례에서 명시된 ‘여성정책추진협의회’ 활성화 ▲성별분리통계 작성 ▲성별영향평가 책임관 임명 ▲성별 분리통계, 성별 영향평가를 반영한 도여성발전조례 개정 ▲여성의 경제세력화 등을 꼽았다.

서 원장은 "화장실을 지을 때 여성을 배려하는 것이 성 인지 정책의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화장실 평균 이용 시간이 남성보다 두 배 정도 길므로 공공시설에 화장실을 지을 땐 여자 화장실의 변기 수를 남자 화장실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만들도록 정책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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