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를 뽑는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선거운동 비용이 1억7천만원~85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선 기탁금 6천만원(열린우리당)~7천만원(한나라당)이 포함된 액수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입수한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최고위원 10명의 전당대회 때 사용한 정치자금 수입·지출부에 따르면, 김혁규(열) 강창희(한) 김두관(열) 이재오(한) 정동영(열) 김근태(열) 정형근(한) 조배숙(열) 전여옥(한) 강재섭(한) 순으로 선거비용을 많이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표1> 참조)
하지만 이들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는 조직가동비 등 '실비'를 반영하고 있지 않고 있다. 부실·누락 신고의 가능성이 있어 선관위의 면밀한 실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단적으로 양당의 영수증 첨부 건수를 비교해본 결과, 열린우리당은 105.4건에 달했지만 한나라당은 18.6건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표2> 참조) 지출 항목 수에 있어서도 열린우리당은 조배숙 후보(23건)를 제외하고 모두 100건이 넘었지만, 한나라당은 평균 20건 수준에 그쳤다.
2006년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수입지출 총괄표 | | 정당 | 순위 | 후보명 | 수입 | 지출 | 열린우리당 | 1 | 김혁규 | 자산 | 80,000,000 | 선거비용 | 173,004,510 | 기부금 | 93,830,800 | 잔액 | 826,290 | 계 | 173,830,800 | 계 | 173,830,800 | 2 | 김두관 | 자산 | - | 선거비용 | 146,010,026 | 기부금 | 146,010,026 | 잔액 | - | 계 | 146,010,026 | 계 | 146,010,026 | 3 | 정동영 | 자산 | - | 선거비용 | 141,072,400 | 기부금 | 141,072,400 | 잔액 | - | 계 | 141,072,400 | 계 | 141,072,400 | 4 | 김근태 | 자산 | - | 선거비용 | 110,270,000 | 기부금 | 110,270,000 | 잔액 | - | 계 | 110,270,000 | 계 | 110,270,000 | 5 | 조배숙 | 자산 | 66,470,960 | 선거비용 | 87,863,960 | 기부금 | 21,393,000 | 잔액 | - | 계 | 87,863,960 | 계 | 87,863,960 | 평균 | 131,809,437 | 한나라당 | 1 | 강창희 | 자산 | - | 선거비용 | 119,872,280 | 기부금 | 149,300,000 | 잔액 | 29,427,720 | 계 | 149,300,000 | 계 | 149,300,000 | 2 | 이재오 | 자산 | - | 선거비용 | 130,329,065 | 기부금 | 145,000,000 | 잔액 | 14,670,935 | 계 | 145,000,000 | 계 | 145,000,000 | 3 | 정형근 | 자산 | 82,000,000 | 선거비용 | 97,000,360 | 기부금 | 15,000,360 | 잔액 | - | 계 | 97,000,360 | 계 | 97,000,360 | 4 | 전여옥 | 자산 | 16,581,020 | 선거비용 | 87,381,020 | 기부금 | 70,800,000 | 잔액 | - | 계 | 87,381,020 | 계 | 87,381,020 | 5 | 강재섭 | 자산 | 37,700,000 | 선거비용 | 84,867,970 | 기부금 | 47,167,970 | 잔액 | - | 계 | 84,867,970 | 계 | 84,867,970 | 평균 | 112,709,870 | '기부금'은 경선 당신 결성한 후원회와 평소의 국회의원 후원회를 통해 조성된 모금액을 합한 금액 '자산'에는 순수한 개인 자산개념이며 차입후 상환액은 산입하지 않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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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영수증 첨부 열린우리당의 1/5 수준
특히 1위로 한나라당 당대표로 선출된 강재섭 후보의 경우, 2쪽짜리 수입·지출부를 제출했는데 지출 항목은 선거홍보물 제작비(770만원)와 선거통신 비용(717만원)이 전부였다. 기탁금을 제외하면, 지난 7·11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강 후보가 선거운동 비용으로 지출한 돈은 1400여만원이다. 이는 4위로 당선된 전여옥 후보보다도 적은 액수다.
전여옥 후보는 한나라당 당선자들 가운데 가장 성실하게 회계보고를 한 편이다. 50개 항목에 걸쳐 43건의 영수증을 첨부했다. 식대 5천원, 숙박비 3만5천원, KTX 교통비 4만8900원 등 적은 금액도 기재했다.
전 후보는 지난 7월초 선거운동에 돌입하기에 앞서 "당내 선거가 더하다"며 돈·조직 동원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고백한 뒤, 공탁금과 홍보물 등 최소한의 비용으로 당내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후보 측에선 "우리가 선거에서 이길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돈을 거의 안 썼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의 회계책임자는 "선거사무실은 아는 분이 무료로 내주었고, 선거운동원도 모두 자원봉사자였기 때문에 밥값을 지출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다못해 컴퓨터나 각종 문구류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쓰는 것들을 가져다 썼다"며, 교통비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유류대가 나오기 때문에 별도의 교통비를 지출할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선거사무소 운영비·인건비·식대·숙박비·교통비 등이 거의 빠지지 않고 지출항목에 포함된 다른 후보와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 대목이다.
김경율 공인회계사는 "원칙적으로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의 활동이 회계장부를 통해 드러나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보자면, 누락 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앙선관위 정치자금과의 한 관계자는 "회계보고 공고일로부터 3개월 동안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서면·현장 조사 등의 실사가 진행된다"며 "불투명한 부분은 업체와 회계책임자, 선거운동원 등과의 면담과 영수증을 비교해 허위, 누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회계책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비용에 대해 제40조(회계보고) 제1·2항 규정에 의한 회계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허위기재·위조·변조 또는 누락을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면, 10명의 당선자 가운데 가장 꼼꼼하게 신고한 후보는 열린우리당 당 대표로 당선된 정동영 후보.
정 후보는 1억4천여만원의 비용을 썼는데 180여 건의 지출 항목에 대해 157건의 영수증을 첨부해 신고했다. 백원 단위의 송금 수수료부터 천원 단위의 소모품 구입비까지 상세히 기록했다. 선거운동원들의 식대로는 총 230여만원을 지출했다.
대전 시·구 의회 의원들, 강창희에 2천만원 고액기부
| 당 대표 경선 회계보고서의 영수증 첨부 실태 | | 정당 | 후보명 | 첨부 영수증 | 정당 | 후보명 | 첨부 영수증 | 열린우리당 | 정동영 | 157 | 한나라당 | 전여옥 | 43 | 김두관 | 120 | 이재오 | 27 | 김근태 | 122 | 정형근 | 11 | 김혁규 | 109 | 강창희 | 9 | 조배숙 | 19 | 강재섭 | 3 | 평균 | 105.4 | 평균 |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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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별도의 '경선 후원회'를 조직해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는데, 국회의원 후원회를 갖지 못한 '원외' 인사들이 상위를 기록했다.
강창희 후보가 1억4900여만원으로 1위이고, 김두관(1억4600만원), 이재오(1억4500만원), 정동영(1억4100만원), 김근태(1억1천만원), 김혁규(9300만원), 전여옥(7천만원), 조배숙(2100만원), 정형근(15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충청 대표주자'로 나선 한나라당 강창희 후보의 경우, 7명의 대전 시·구 의회 의원들로부터 200~500만원의 고액기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00만원씩 기부한 송재용·조신형 대전시의회 의원을 비롯해 이상태·김남욱·김영관·박희진 대전시의회 의원들은 각각 200만원을, 김지현 대전동구의회 의원은 200만원을 기부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후보의 경우 천판상·손상용(동래 북구) 시의원에게서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정형근 후보가 10명의 당선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8200만원을 개인 자산에서 동원해 선거비용으로 충당한 점도 눈에 띈다. 그 뒤를 김혁규 열린우리당 후보(8천만원)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