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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의 대가, 가산 이효석 선생이 전해주는 문학의 감동과 메밀꽃을 중심으로 한 제8회 효석문화제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서 8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문화마을 산허리마다 소금을 부린 듯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밭 오솔길을 따라가며, 얼금뱅이요 왼손잡이인 허생원과 평범하게 세상의 어려움을 견디며 살아온 조선달, 자신의 불행한 삶을 성실하게 극복하는 청년 동이 같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메밀밭을 걸어볼 수 있었다.
효석문화제는 아름다운 메밀밭을 배경으로 소설에 나오는 물레방앗간, 이효석 생가, 이효석 문학관 등을 방문하고 시골마을의 넉넉한 인심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이효석 문학관엔 가산 이효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재현한 창작실과 옛 봉평장터 모형을 둘러보고,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물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전시실엔 이효석의 유품과 초간본 책, 작품이 발표된 잡지와 신문 등이 전시돼 있어 이효석의 문학과 생애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효석은 현대 단편소설을 대표하는 뛰어난 작가였다. 시대에 저항하지도, 순응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취향대로 시대에 반응한 사람이었다. 이효석은 서구의 문물을 동경하며 항상 이상향을 찾아 헤맨 보헤미안 같은 사람이었다.
이효석은 사회주의 이념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고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등과 구인회를 결성하면서 심미주의 세계로 나아가 단편 <돈(豚)>, <들> 같은 작품을 발표한다.
이효석은 인간의 애욕문제를 다룬 작품을 통해 새로운 문학세계를 열어간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메밀꽃 필 무렵>, <장미 병들다>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지만 이효석은 1940년 차남과 아내를 잃은 뒤 실의에 빠져 방황했다. 그러다 자신도 병이 들어 1942년 5월 25일 세상을 떠난다.
봉평면을 가로지르는 흥정천에서는 돌다리, 섶다리, 나무다리를 걸어 볼 수 있으며 고기잡이나 물놀이를 하며 동심의 세계를 체험할 수도 있다. 특히 소설 속 등장인물을 대상으로 한 흙으로 빚는 세상은 자연과 함께하는 문학 체험 행사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문학의 향기, 효석문학의 밤'엔 보름달과 메밀꽃 속에서 <메밀꽃 필 무렵>을 소재로 시를 낭송하고 '메밀꽃 사랑', '메밀꽃 필 무렵'을 노래할 수 있다. 이효석 문학상 시상, 가산문학 심포지엄 등도 마련되어 있다.
흐드러진 메밀밭을 뒤로 하고 봉평시장으로 들어서면 구수한 메밀옹심이국수, 메밀전병 등 향토 음식에서 따뜻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