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아파트 후분양제 전면 도입 결정을 찬성하고 환영한다. 오 시장의 이번 결단은 사소한 문제로 트집을 잡히거나 폄하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서민들을 위한 적확한 판단이며 잘한 결정이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본부장을 맡아 일하면서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일곱 차례 본 적이 있다. 오 후보를 상대로 이기기 위해 후회없이 노력했고, 결과에 대해 깨끗하게 승복했다.
남은 것은 각자의 당이 펼쳐야 할 올바른 정책을 만들고 견인하는 것이다.
누가 했던 잘된 정책에는 박수를
아파트 선분양 제도는 지난 1977년 아파트 공급가격을 규제하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주택건설업자가 건설자금을 조기에 확보하여 주택공급을 촉진하되, 분양가격을 규제하여 주택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1999년 아파트 분양가격이 자율화된 이후에도 선분양제도가 유지됨으로써 투기세력에 의해 주택시장이 교란되고 분양가격이 기존 아파트의 시장가격과 함께 상승하는 폐단이 컸다.
그간 당정협의나 의원총회에서 아파트 분양가격 원가공개와 후분양제 실시를 끝까지 주장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정치계에서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태도는 모든 국민이 희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 안복(安福)을 위해서라면 정당의 경쟁, 정치인들의 투구가 백안시될 리 없다. 누가 먼저 제안하고 누가 먼저 시행하더라도 잘된 정책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고, 한발 늦은 자신에게 더욱 채찍질하는 자세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자세이다.
이제 시민단체와 정부, 건설업계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양원가 검증위원회의 도입과 의무화, 공공택지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질가격의 분양원가 공개 등이 제도화되어야 하는 숙제로 남았다.
이번 오 시장의 결단이 이런 과제를 펼치는 데 있어 우리당과 야당에게 큰 자극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을 위한 '아름다운 정책 경쟁'의 신호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최재천 기자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서울 성동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