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위기 해결을 위해 언론학자/문화연구자가 나섰다.
언론학자/문화연구자 30인은 9월28일 오전11시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방송위원 사퇴와 EBS의 교육부 출신 사장 선임과 KBS 사장 선임 문제 등 방송계가 총체적 위기 상황에 있다고 판단, 공영방송 위기 해결을 위한 선언을 발표하였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일방적인 EBS 사장 선임으로 노조와 팀장이 반대 소리를 높이고 있고, KBS에서도 사장 임명을 두고 사측과 노측이 대결하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방송위원회는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을책을 전혀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한미FTA에서의 방송개방 압력, 방통융합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신자유주의와 탈규제, 시장경쟁의 이념 공세 속에서 방송계가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진 것은 방송계의 과잉 정치화에 따른 필영적 결과로 보인다. 미력하나마 학자들이 못난 지금까지의 사태를 반성하고 학자, 연구자로서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저희 의견을 밝히고자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기자회견을 열게된 취지를 설명하였다.
원용진 서강대 신방과 교수는 "방송위원회가 파행적으로 움직여 책임있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은 단순히 방송위에 그치지 않고 공영방송 전체위기를 가져와 여론 형성축과 토론장이 사라졌다. 더이상 탁상 위에 머무를 수 없었다. 한미FTA국면에서 심각성 느낀다. 방송위는 한미FTA 협상의 축인데, FTA협상 어떻게 처리할 지 걱정된다. 비민주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고 표적 시비와 그에 대한 반박 등 비생산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어 시민사회가 방송을 질책하고 감시하는 생산적 기회 가져야겠다고 생각, 언론학자들이 진정성 가지고 생산적 논의 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방송위 파행의 심각성을 주장하였다.
송종길 경기대 교수도 "방송계는 방통융합 등 변화의 과정속에 있다. 전반적 구조개편 속에서 공영방송의 갈길은 산업논리에 의해 잃을 수 밖에 없다. 소모적인 보혁갈등이나 코드갈등 할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 건전한 시민사회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원도 "방송에 무지하고 비전문적인 인사가 인선되고 있다. 시대착오적이다. 방송이 특정집단 이기주의 산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발언하였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EBS사장 선임과 KBS 사장 선임 문제는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 인사가 망사라는 것을 보여준다. 방송을 정권 창출 도구로 사용하고 권력 창출 도구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개탄한다. 특히 EBS가 교육부 퇴직 관료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방송위가 잘못된 인사 선임으로 공영방송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방송위 시스템에 강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방송은 정권의 이해관계, 정치적 계산으로부터 반드시 독립해 존재해야 한다. 정권에 종속되고, 정치적 관계에 매몰된 방송은 결코 민중의 이익을 제대로 챙길 수 없다"며 "국가와 자본이라는 이중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공익적 공간과 공공적 영역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다름 아닌 방송이다. 언론자유/자유언론을 매개하면서, 차이와 다양성의 문화적 가치를 표현하면서, 민주적 사회 실현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게 바로 공영방송"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영방송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방송과 언론, 문화의 깊은 연관성에 대해 나름대로 주목해온 학자의 양식, 정책을 고민해온 연구자의 입장, 그리고 현장에서 행동해온 운동가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공영방송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지한 책임감의 표시"라며 5가지 원칙을 표명하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제안하였다.
이들은 첫째, 현재의 상황을 심각한 방송계의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모든 이들과 연대해 공영방송의 제대로 된 위상을 회복코자 한다고 밝혔다.
둘째, EBS 사장 및 감사 선임과 관련해서 그 임명에 반대하는 EBS 노조와 팀장들의 주장에 동의를 표하고, EBS가 교육문화채널, 지식채널로서 맡겨진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시급하고 합당한 조처가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용기 있는 결정을 촉구하였다.
셋째,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 사장 선임이 특정 인물의 연임 혹은 반대라는 정치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공익방송에 어울리고, 공영방송을 책임질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뽑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함을 주장하였다.
넷째, 방송위원회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야기한 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방송위원회가 보여주고 있는 총체적 남맥상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자신의 무능함과 무력함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공영방송 보호를 위한 명확한 자기 철학과 정확한 쇄신책을 시급히 내놓을 것을 요구하였다.
다섯째, 정치권에 대해 방송을 방송계의 자율에 맡길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방송계의 문제에 대해, 공영방송과 수용자 주권의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토록 하고, 상식이 복원되고 합리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하여, 방송계의 심각한 위기가 사회와 문화, 시청자 및 시민의 이익이라는 원칙에서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하였다.
다음은 공영방송 위기 해결을 위한 언론학자/문화연구자 30인 선언 명단이다.
강내희 교수(중앙대) /강준만 교수(전북대) /김경환 박사(MBC) /김성재 박사(조선대) /김승수 교수(전북대) /김영찬 교수(한국외대) /김창룡 교수(인제대) /김평호 교수(단국대) /문종대 교수(동의대) /박근서 교수(대구가톨릭대) /손석춘 박사(새사회연대) /송종길 교수(경기대) /심광현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원용진 교수(서강대) /양문석 박사(언론개혁시민연대) /유선영 박사(한국언론재단) /윤호진 박사(방송진흥원) /이경숙 교수(한국디지털대) /이상길 교수(연세대) /이영주 박사(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 /이종님 박사(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임종수 박사(EBS) /전규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정상윤 교수(경남대) /정재철 교수(단국대) /정용준 교수(전북대) /정희준 교수(동아대) /최경진 교수(대구가톨릭대) /최영묵 교수(성공회대) /홍순철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