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성신여대 등 서울 시내 몇몇 대학들은 올해 9월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생리공결제'는 생리 때문에 결석을 할 경우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대학 내에서 여성의 권위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도입된 '생리공결제'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몇몇 대학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찬반 논란이 일었으며 이들 대학은 주로 남녀공학이었다.
한양대의 경우, 이 제도의 도입을 놓고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의견충돌이 빚어졌다. 남학생들은 제도의 남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비난했고, 여학생들은 '생리공결제'는 당연히 시행되어야 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양대는 이 제도의 도입을 놓고 의견수렴을 하는 등 검토 과정에 있다.
여학생들 큰 호응, 남학생들은 남용 우려
일부 여자대학교는 총여학생회를 중심으로 '여학생휴게실' 만들기와 '생리공결제' 도입 등을 추진해왔다. 성신여자대학교는 이번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학교측은 이 제도를 알리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는 등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권지윤(24)씨는 "그동안 생리통 때문에 너무 아파서 학교를 빠진 경우도 있었고 학교에 와서도 보건소에 누워있던 때도 있었다"며 "이제 정당한 이유로 출석처리를 받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 대학 교무팀 관계자는 "예상 밖에 '생리공결제'가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제도를 남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한 학기에 3회로 제한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생리공결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한 달에 300건 정도를 예상했는데 900여건 정도가 신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리공결제'가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데는 그 동안 복잡했던 서류작성과정을 없애고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생리통이 아닌 다른 이유로 학교를 빠지게 된 학생이 이 제도를 남용해 출석으로 인정받는 것을 보고 '생리공결제' 제도 자체를 비난하는 학생들도 있다. 또한 제도 자체의 문제점도 남아있다. 정말 아파서 학교를 빠지는 학생의 경우, 교수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그날의 수업 내용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이 절실하다.
성신여대 학생 이소진(23)씨는 "처음 이 제도를 도입한다는 걸 알고 좋아했지만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며 "혼자 듣는 수업의 경우 하루를 빠지게 되면 타격이 크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밖에 한 달에 한번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경우, 일정치 않은 생리주기나 생리통의 정도가 다 틀린데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하는 등의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생리공결제'가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보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