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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철 교사는 29일 삼보일배로 광주시교육청 주위를 돌며 '금품상납 관행 척결'을 주장했다.
ⓒ 이승후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교육계 금품상납 관행을 척결하자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데 이어 삼보일배까지 나섰다.

광주 A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박상철(33) 교사는 29일 오후 4시 광주시교육청 주위를 돌며 '금품상납 척결'을 기원하는 삼보일배를 했다.

박 교사는 "교육계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금품이 영향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며 "이 일을 계기로 광주 교육계가 신뢰받는 계기로 삼고 우리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삼보일배에 앞서 지난 25일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초등교육계 금품상납과 수수 관행 척결을 위하여'라는 글을 올리고 "당신들이 하는 짓을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명절, 스승의 날, 여교사 출산휴가에도 5~10만원 봉투 전달"

ⓒ 이승후
-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데 이어 삼보일배까지 하게 된 계기는?
"광주지역 초등교육계의 금품상납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나를 포함한 뜻있는 사람들의 문제제기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글을 쓰는 소극적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어서 적극적 방법을 찾게 됐다.

또 오늘 아침 모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한 광주시교육청 관계자가 '금품상납이 없거나 있어도 극소수인데 박 교사가 과장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아직도 사안의 심각성을 모르고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삼보일배를 하게 됐다."

- 언제 어떻게 금품상납이 이뤄진다는 것인가?
"스승의 날과 명절 같은 특정한 날과 심지어는 여교사의 출산휴가 직후에도 금품이 오고간다. 보통 봉투에 5만원~10만원 정도를 담아 교장실 등에서 건네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 비록 극소수지만 하급자에게 금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교육자끼리 금품이 오가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옛날부터 이어져온 관행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그런데 이 관행이 생기게 된 계기가 바로 근무평점 제도다. 금품을 상납함으로써 유리한 점수를 따려는 자세도 문제지만, 이를 매개로 금품을 상납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세가 더 큰 문제다."

- 금품을 상납한 경험은 있는가?
"한 번 있다. 교사로 임용돼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다른 초임 교사들과 함께 월급에서 3만원씩 떼어 전해드렸다.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역설적이지만 그 첫 경험이 금품상납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내린 계기가 됐다."

- 금품상납이 조직과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금품이 승진과 직결되기도 하는 등 근무평점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동료 교사들 사이에 불신이 조장돼서 조직의 인화단결이 저해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금품을 주는 사람에게 더 관대해지지 않겠나? 또한 아무 죄의식 없이 금품을 상납한 사람이 나중에 받는 위치에 올라서면 어떻게 되겠는가?"

- 금품상납을 막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교장과 교감의 의지가 중요하다. 글을 쓰든 선언을 하든 공개적인 방법으로 교사들에게 '나는 어떠한 금품도 받지 않겠다'고 공표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더불어 전 교원들이 행동강령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연수 등에 참여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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