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봉평이 아닌 수도권에서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메밀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요즘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일대의 자유로가 메밀꽃으로 뒤덮여 지나는 운전자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통일동산에서 문산 방면으로 가다가 낙하 IC를 지나면 흰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메밀꽃이 코스모스와 조화를 이루며 펼쳐져 있다.
문산읍(읍장 이용석)이 지난 8월, 아름다움과 추억어린 고향의 이미지를 선사하기 위해 자유로 낙하IC~문산 임진각 왕복 17km 구간에 걸쳐 메밀을 심었다. 파종 1개월 여만에 어른 무릎 높이로 자란 메밀은 요즘 하얀 자태를 뽐내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자유로를 달리던 가족과 연인들은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꽃밭에 시선을 빼앗겨 가던 길을 멈추고 소중한 기억을 담느라 바쁘다. 앞으로 한 달 가량은 운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자유로의 명물로 떠오를 것 같다.
정미자씨(서울 양천구 목동)는 "파주가 공기가 좋아 꽃들도 맑고 깨끗한 것 같다"며 "코스모스도 구경하고 모처럼 외식도 할겸 나왔는데 강원도에서나 보는 아름다운 모습을 서울 근교에서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권나은씨(파주시 교하읍)는 "자유로의 메밀꽃이 너무 예뻐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주 나온다"며 "꽃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업무에 복귀하면 하루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산읍은 오는 10월 20일께 메밀을 수확할 예정이며 이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내 어려운 이웃에게 사용할 계획이다. 또 메밀 수확이 끝나는 10월 말께는 그 자리에 보리를 파종해 운전자들에게 푸르름을 선사할 방침이다.
메밀꽃은 문산읍이 '2006 정감어린 도로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문산읍 농업경영인연합회(회장 조석희) 회원 40여명과 3일간에 걸쳐 파종했었다.
피영일 문산읍 건설담당은 "조성사업으로 문산읍 곳곳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대폭 확대, 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좀 더 정감어린 도로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가 운영하는 파주지역 인터넷 신문인 <투데이 파주>(today paju.com)에도 함께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