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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설이 나도는 가운데, 유엔이 이를 경고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설이 나도는 가운데, 유엔이 이를 경고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 ⓒ 유엔 포토
북한의 핵실험이 이번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일부 외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보리가 6일(현지시각) 핵실험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내용의 의장 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발사 수단 확산은 국제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며, 북한의 핵확산방지협약(NPT) 탈퇴 발표와 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의무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을 규탄한다"며 "핵무기 실험을 실시한다면 이는 해당 지역과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정·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북한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고 2005년 9월 19일 마련된 공동성명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 프로그램들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리는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는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청들을 무시하면 안보리는 유엔헌장하의 책무에 부합되게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의장 성명의 초안은 안보리 의장국인 일본이 마련했다. 성명 초안은 북한이 핵실험 위협을 철회하고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며 지난해 9월 베이징 합의 실행에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시 유엔헌장 7조에 의거해 무기 금수조치·무역 및 금융 제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헌장 7조는 군사력 사용을 합법화하는 내용이다. 지난 7월 5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했을 때 미국은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7조를 넣으려고 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철회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7조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 수준 최고 수위의 대북 경고

이번 안보리 의장 성명은 현 단계에서 북한에 대해 보낼 수 있는 거의 최고 수위의 경고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의장 성명의 마지막 부분에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는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명백한 위협(threat)이며,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청들을 무시하면 안보리는 유엔헌장하의 책무에 부합되게 행동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주목된다.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는 말은 군사조치를 취할 수 있는 유엔 헌장 7조를 원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나온 유엔 대북 결의안 초안에는 일본이 바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는 부분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유엔헌장 7조 원용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이 반대했고 결국 "북 미사일 발사가 역내외의 평화, 안정 및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jeopardize)"로 바뀌었다.

의장 성명에서 '유엔 헌장하의 책무에 부합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유엔 헌장 7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군사적 제재 조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안보리 의장 성명은 의무적 강제사항은 아니다. 또 어찌됐든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조치가 빠져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정도 경고에 북한이 핵실험을 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미 제재 철회 없으면 핵실험 피할 수 없다"

이번 의장 성명 발표가 나오자 역시 중국의 태도가 관심거리고 떠올랐다.

그러나 의장성명에 찬성한 것만으로 앞으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지난 7월 15일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대북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했을 때 후진타오 정부의 김정일 정권 포기가 본격화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중국은 유엔 결의안 이후 북한에 대한 그 어떤 제재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되레 한국만 쌀과 비료 지원 중단이라는 제재를 취했고 남북 당국간 대화가 완전히 중단됐다.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은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다.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 정부가 형식적인 제재조치를 취하는데 그칠지 아니면 실제로 김정일 정권을 포기할 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힘들다.

이런 와중에 일부 외신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각) 익명의 일본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야치 쇼타로 외무성 차관이 5일 에릭 에델먼 미 국방부 차관을 만났을 때 '여러가지 시각이 있지만 북한이 이르면 이번주 안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에델먼 차관도 "우리도 북한이 이번 주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7년 노동당 총비서직을 승계한 날인 오는 8일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 산하 한반도연구센터의 리둔치우 주임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이 제재를 철회하면 긴장이 완화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핵실험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중국 지린성과 가까운 국경 지역의 지하 시설이나 광산에서 핵 실험을 할 것"이라며 "그 지역에는 핵 실험에 영향을 받을 만한 시설물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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