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타임지 기자가 몽골 취재하러 고비 사막에 갔다가 그만 차가 모래밭에 빠지고 말았다. 할 수 없어서 멀리 있는 몽골 전통 집 게르를 찾아가서 자동차를 빼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 몽골인은 지금 텔레비전에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가 끝나는 30분 뒤에나 가겠다고 했다. 그 기자는 몽골에서 한류 열풍을 타임지에 자세히 보도하였다.
이렇게 몽골에서 한국어 교육과 한류열풍은 대단하다. 몽골에서의 한류열풍은 중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은 것이다.
1990년 3월 26일 한국과 몽골의 국교가 처음으로 수립되었다. 그해 7월 최기호 교수(상명대 국어교육학과)는 초원의 나라 몽골을 방문하여 동양학 연구소의 하이산다이 소장과 하과 교수를 만났고, 동양학연구소에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것이 몽골에서 한국어 교육의 시발점이라고 한다.
하과 교수는 1991년에 몽골국립대에 정식으로 한국학과를 개설하였으며 주임교수가 되었다. 이후 1993년엔 몽골국립외국어대, 1995년엔 울란바타르시립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사립대로는 울란바타르대학이 1993년 한국어학교라는 명칭으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였으며, 1995년 정식 대학으로 인가를 받았다. 울란바타르대학은 한국인 윤순재 총장이 몽골에 세운 최초의 대학으로 한국어학부에 한국어통역학과, 한국학과, 몽골-한국학비교학과가 개설되어 있고, 대학원 과정은 한국학과와 한국어교육학과가 개설되어 2004년부터 석사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한류 때문에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한 열기는 무척 뜨겁다. 2004부터 해마다 울란바타르대학과 울란바타르시가 공동주최하여 열리는 '몽골 한글날 큰잔치'는 한국어말하기대회와 한국어쓰기대회 한국노래대회, 한국어 연극대회 붓글씨대회, 컴퓨터빨리치기대회들을 하는 잔치이다.
올해 제3회 몽골 한글날 큰잔치는 지난 2일 울란바타르대학교 체육관과 교정에서 열렸는데, 1500명의 큰 인파가 모여서 큰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한국어 말하기대회를 비롯하여 한국어 글짓기대회, 한국어 노래부르기대회, 붓글씨쓰기대회, 한국어 바르게 쓰기대회 등 5개 부문에서 펼쳐진 이번 잔치는 몽골 울란바타르시를 한국어의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이에 앞서 대학교 강당에서는 특별강연회가 있었다.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의 '신유목민-한글과 한류'를 비롯하여 최용기 박사의 '한글의 특성', 최기호 교수의 '한글의 우수성과 한류 문화'라는 제목의 강연이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노래 부르기대회 결승은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있었는데 그야말로 뜨거운 함성과 열기로 한류의 밤이 이루어졌다. 특히 몽골 일류가수들이 우정 출연을 하여 <대장금> 주제가와 아리랑을 불러서 한류의 열풍과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한다.
또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석한 몽골 대학생 바타르는 "처음에는 한국을 좋아했는데 한동안 어떤 사건으로 싫어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과 한국인을 이해하면서 다시 좋아하게 되었다"는 발표로 듣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최기호 교수는 이 날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전해주었다.
"몽골과 한국은 생김새도 같고 문화와 풍습도 매우 닮았을 만큼 이 지구상에서 가장 닮은 형제의 나라이고 사돈의 나라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또 드넓은 땅에 자원이 풍부한 몽골과 경제와 기술이 발달한 한국이 연합하면 서로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될 것이기에 두 나라가 협력하여 칭기즈칸의 꿈과 세종대왕의 꿈을 모두 이뤄나가자는 다짐들을 했다."
이제 560돌 한글날이 다가왔다. 언어학자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글자로 인정받는 한글은 한류를 타고 진정한 온 누리의 글자로 태어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몇 단체에서 글자가 없는 나라들의 사람들에게 한글을 통한 그들의 글자를 만들어주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시도는 한글이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560년 전 세종임금의 백성 사랑이 오늘날엔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한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이다. 우리 겨레의 자랑스러움이며, 든든함이다. 몽골의 한글 사랑은 온 누리로 퍼져 나가고 있음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대자보, 참말로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