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는 한나라당 성토장이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어제(8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 주장을 맹비난했다.
강창희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인공위성이라고 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의지와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모두가 나서서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김근태 의장은 "국가 안보가 걸린 사안에 대해 정치공세를 퍼붓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면서 "한편으로 대화를 제안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정권 퇴진 운운하는 한나라당의 본심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정을 분담하고 있는 제1야당으로서 이런 태도에 대해 개탄한다"며 "지금 정부가 아무리 밉고 싫더라도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 약속과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천명한 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상임위원은 "영수회담과 정권 퇴진 운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정권 퇴진 운운한 적이 있냐"고 반문했다.
문 상임위원은 "요즘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선거운동을 많이 벤치마킹 한다고 듣고 있다"며 "미국한테 배우려면 똑바로 배워라, 미국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 여야가 없다, 9·11 사태 이후에 언론까지 포함해서 여야가 한 덩어리가 되서 대응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몰아부쳤다.
이어 문 상임위원은 "한나라당은 나라가 어려울 때 대권 전략에만 빠져서 자기 살길부터 찾는 비열하고 무모한 행동을 당장 중단하라"며 "한나라당의 무모한 주장은 파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온건한 입장을 보여온 김부겸 상임위원도 "한나라당이 국가 위기 상황을 정권 퇴진 운운하는 정쟁 수준으로 격하시킨다면 한나라당의 정국 운영에 대한 책임감과 판단 수준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