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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가족사진은 필름으로 촬영한 작업이었다. 지금은 디지털로 작업을 하지만 그 당시엔 필름으로 모든 작업을 했기에 우리 가족은 사진에 찍힐 수가 없었다. 아빠가 없는 가족사진은 싫다는 것이 아내와 아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번 가족사진은 디지털 장비를 사용해서 촬영하기에 본인도 사진에 들어갈 수(?)있기에 사진촬영에 임했다.
"임 서방 빨리 와서 서라."
"아뇨, 제가 사진 찍고 나중에 애 엄마가 제 사진 한 장 찍으면 돼요."
"뭐라 까 노, 찍을 때 같이 찍어야지?"
"하여간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리고 14명중 본인을 제외한 13명을 배경 뒤에 구도를 맞추어 촬영준비에 들어갔다. 역시 배경은 흰색이다.
"지난번에도 흰색 배경으로 사진 찍더니 이번도 흰색이가?"
"아닙니다. 지금은 흰색인데 나중에 완성 시에는 다른 배경으로 바뀝니다."
"무슨 소리고?"
이렇게 옥신각신하면서 사진촬영준비는 마무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본인의 자리를 하나 비워서 구성을 다 하고나니 "큰 놈하고 둘째하고 너무 떨어져 있다. 더 가까이 가거라?"하시는 것이다.
"아닙니다. 그 빈 자리가 제 자리입니다."
같이 찍지도 않으면서 가족사진에 흰 배경이 나중에 완성된 사진에는 다른 배경이 된다는 둥, 빈 자리가 사위자리라는 등의 것들이 이해가 되질 않는 것 같았다. 전체이미지를 촬영 후 줌렌즈를 이용해 각 개인의 웃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 지금 가족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는 C사의 고급형카메라이다. 하지만 화소수가 약850만 밖에 되질 않아 이렇게 분리 촬영 후 포토샵에서 합성을 하는 것이다.
전체 이미지를 약 10컷을 촬영 후 각각의 웃는 모습을 찍기 위해 부분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장인어른은 "아따, 뭐 이리 많이 찍노. 대충 한두장 찍으면 되지?"하신다.
"예 다 되어갑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그냥 가만히 계세요. 지금 두 분은 안 찍고 있어요!"
나도 안 찍는 사진을 뭐 저리도 찍느냐는 듯하다.
마무리 단계가 되어서야 다들 수고했다고 하고, 아내에게 본인의 사진을 한 장 부탁했다. 본인 사진촬영 후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하여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드렸다. 이제야 이해하시는 듯하면서도 의아해 하신다.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변하니 가족사진도 변한다. 한두 장 찍던 가족사진이 지금은 사진가의 재량(?)으로 최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수없이 찍는다. 또한 각종의 이미지 프로그램도 다룰 줄 알아야 된다.
언제부터 사진관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스튜디오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인다. 차라리 스튜디오가 오히려 소비자가 사진 촬영하는데 혼돈이 가질 않는다. 스튜디오에 가면 얼굴도 고쳐주는데, 사진관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날 사진관에서는 돋보기로 확대해 연필로 수정작업을 했으나 지금은 이미지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잡티 등은 없애고, 보조개 등은 만들고, 짧은 키는 길게 하고, 긴 얼굴은 짧게 한다. 이미지 프로그램은 연세 드신 분들이 다룰 수가 없어, 사진관이 사양길 되는데 한 몫을 했다.
여러분도 가족사진 직접 한번 찍어보세요?
덧붙이는 글 | <데일리안><시골아이>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