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외국인보호소. ⓒ 고기복
입소 인원 7317명, 금년 1월부터 9월말까지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입소했던 외국인들의 총 인원이다.
화성외국인보호소는 수용인원 700명에 현재(10월 19일 기준) 379명이 수용되어 있는 시설로 우리나라 최대 외국인 보호시설이다.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전까지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무부 산하기관이다.
그래서 외국인보호소하면, 언뜻 '교도소' 혹은 '불법체류자'라는 인식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지역사회에선 접근하기 싫어하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추방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입장에선 큰 원망을 안고 살아야 하는 추억하기 싫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외국인보호소가 지역사회와 손잡고 보호소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춘복 화성외국인보호소장은 지난 20일 인권 투어차 보호소를 찾은 이들에게 "가깝고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보호소 내에서 '국경 없는 행복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소가 본국으로 출국할 때까지 잠시 머물다가는 장소에서 탈피해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출국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보호소는 지역사회 단체들의 자원 활동을 통해 사물놀이, 한국어교육, 금연 프로그램과 관련한 심리상담 전문가 초청 교육 등을 실시해 오고 있다. 아울러 보호기간 중에 국내 체류 중 인권침해나 임금체불 등의 여부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보호소에 의하면 보호기간 중에 체불임금이 해소된 건수는 2005년의 경우 1964건, 약 20억 원으로 1인 평균 약 100만원, 금년은 9월까지 503건, 6억 2000만원으로 1인 평균 120만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년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외국인 평균 보호기간은 15일 이내가 전체 7317명의 75%로 5519명이다. 15일에서 1개월 이내가 전체의 15%인 1129명, 1개월에서 2개월은 전체의 6%인 415명, 2개월 이상이 전체의 4%인 25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이상 장기보호자 중에는 난민신청자 16명이 포함된 것으로, 체류 기간 중의 인권침해 등에 대한 인권위 진정이 지난 해 39건, 올해(9월 기준) 20건으로 모든 외국인 수용자들에게 인권위 진정에 대한 절차 안내를 문서를 통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일 평균 외부 면회자는 32명으로 지난해 1일 평균 123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수용인원의 감소에 따른 현상이다.
보호소를 찾은 인권 투어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보호소 운영 등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던 선입견이 많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면서도 "하지만 보호소의 주 1회 15분의 운동시간 규정이 장기 수용자들에게 가혹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상 2개월 이상 장기 보호자들의 경우, 심신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인데, 주 1회 15분의 운동 시간은 절대 부족하다. 가령 날씨라도 나쁘면 그 주는 건너뛰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국경 없는 행복 만들기 프로젝트'가 수용자들의 인권지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