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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산을 펼쳐 놓은 것이 금강산'이라고 할 만큼 계절과 보는 위치에 따라 변화무쌍한 자태를 뽐내는 월출산.
ⓒ 한석종

▲ 월출산은 저마다 전설과 사연을 가진 기암 괴석들이 봉우리마다 우뚝 솟아있다.
ⓒ 한석종

▲ 또 하나의 형상으로 굳어져가는 등산객의 포즈가 암봉과 어우러져 참으로 기묘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한석종
설알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백두대간을 타고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곳이 바로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진 월출산이다.

흔히 월출산을 일컬어 "남도의 금강산"이라 부르고 있지만 가만히 음미해보노라면 "월출산을 펼쳐 놓은 것이 금강산"이라고 할 만큼 계절과 보는 위치에 따라 변화무쌍한 자태를 뽐낸다.

국도 13번을 따라 영암 땅에 들어서면 누구든지 좋든 싫든 이처럼 거대하고 다이나믹 한 매스(mass)에 일순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영암에서 바라본 월출산의 경관은 힘을 주제로 한 정교한 조각품을 연상케 할 만큼 완벽 그 자체다.

왜 그럴까?
너른 들판 한 가운데에 기괴한 암봉들이 삼각편대를 이루며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월출산은 크고 작은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해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등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거대한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겹겹이 일어서는 암봉들은 천황봉을 정점으로 삼각편대를 이루다가 능선을 따라 흩어졌다가 봉우리를 중심으로 다시 모이기를 반복한다. 높이는 비록 해발 809m에 지나지 않지만 들판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엄청난 광대함으로 다가온다.

대표적인 산행코스는 영암에서 가까운 천황사에서 시작해 '바람폭포- 고개-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 도갑사'로 가는 코스가 있고, 13번 도로를 따라 불티재를 넘어 강진군 작천면 월남리에서 계곡으로 들어가 금릉 경포대를 통과하고 천황봉 아래 고개에 이른 뒤 천왕봉을 올랐다가 영암 나주 일대의 광활한 들판과 멀리 장흥군 천관산을 바라본 뒤 남서쪽능선길인 '구정봉-향로봉-갈대밭-도갑사'로 가거나 무위사로 가는 코스가 있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길목마다 기묘한 암봉, 거대한 암벽, 깎아지른 단애와 암봉 사이로 펼쳐진 오색단풍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적어도 5시간이상의 산행시간을 잡아야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 겹겹이 일어서는 암봉들은 천황봉을 정점으로 하여 삼각편대를 이루며 능선을 따라 모였다가 흩어진다.
ⓒ 한석종

▲ 반짝이는 가을햇살에 형형색색으로 곱게 물든 단풍
ⓒ 한석종

▲ 천왕봉 암봉에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월출산의 또 다른 형상을 자아내고 있다.
ⓒ 한석종
월출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동쪽이 암봉은 거대하고 그 기세가 대단하여 힘이 넘치는 느낌을 주지만 서쪽은 암봉과 계곡의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순한 느낌을 준다.

천왕봉 정상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나주평야를 가로질러 구비구비 흐르는 영산강이 그지없이 풍요로워 보이고 멀리 목포와 서해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천황봉을 올라가는 길과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구정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두 사람이 비켜가기 힘들 정도로 등산로가 비좁아 넉넉한 마음으로 산행을 해야 한다. 월출산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조망을 즐기자면 조급한 마음은 가장 금물이다.

이곳은 억센 급경사의 암릉이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보기에도 시원하며 멀리 아래쪽 협곡사이에 걸린 구름다리가 아찔하게 느껴진다. 멀리서 구름다리를 내려다보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흔들리는 암석의 파편처럼 느껴진다.

월출산에는 약 1천6백여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114호 '마애여래좌상'의 석불이 있어 더욱 보배롭게 느껴진다. 이 곳은 구정봉에서 오른쪽 북서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500여m 쯤 내려가다 보면 나타난다.

마애석불은 거대한 바위에 새긴 것으로 높이가 8.6m이고 너비는 7m정도의 불상이다. 불상의 우측 무릎 옆 우수에 무엇인가를 들고 왼손을 배 앞에 댄 채 부처를 향해 예배하는 조그만 동자상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불상이 해발 600m나 되는 이런 암벽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월출산에는 국보 해탈문으로 유명한 도선의 전설이 깃든 도갑사,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암 대웅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목조건축물의 하나인 무위사의 극락보전이 월출산 자락에 포근히 안겨 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을 형언하기엔 참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가을산 '월출'을 보고 새삼 느꼈음이다. 벌써 11월이 우리들에게 성큼 다가왔고 또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암봉이 불꽃을 이루는 월출산에 올라 남도의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라!

▲ 월출산에서는 거대한 암봉의 일부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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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묘묘한 암봉들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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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구름다리를 걷는 사람들도 암봉의 하나의 형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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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산 앞에 풍성하게 펼쳐진 영암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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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위치: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군서면 - 강진군 성전면
교통:고속버스 또는 열차로 광주에 도착. 광주-영암(오전 5시 - 오후 9시 30분 1시간정도 소요), 영암-천황사(시내버스운행 10분이내 도착)
숙박:영암읍 천황사 아래쪽 상가지역에 월출산산장민박 (0693-471-3734), 월출산천왕사민박(0693-471-3313) 강진군 성전면쪽 경포대산장(여관)(0638-432-5767),제일여인숙(0638-432-5035), 도갑사쪽 과수원모텔가든(0693-473-9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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