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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전문직 여성 봉사단체인 존타클럽의 올리비아 A 페리(66·사진) 국제회장이 존타 서울 1클럽(회장 이영애) 창립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했다. 클럽 기념행사에 국제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방한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77년부터 존타클럽의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난 6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58차 국제 존타 컨벤션회의에서 국제회장으로 선출돼 앞으로 2년간 존타클럽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21일 존타 서울 1클럽 창립 기념식이 열린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아이보리색의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그를 만났다. 페리 회장은 연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한국의 회원들을 가까이서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는 짧은 소감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한국에는 첫 방문이라고 들었다. 소감이 어떤가.
"조국인 필리핀과 5시간 거리인데도 이제야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한국에 여행을 오고 싶은 생각은 늘 있었지만 물가가 비싼 나라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웃음). 50여년 전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뤄냈는지 대단하다. 필리핀도 한국을 모델 삼아 여러 가지를 배웠으면 한다. 직접 와 보니 한국은 활기차고 역동적인 나라다."

- '존타클럽'이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존타 활동의 의의를 소개해 달라.
"전 세계 1300여 개 클럽의 회원은 해당 지역의 여성들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쉼터를 설치하기 위한 자금을 만들거나 근로 여성들의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만3000여 명의 회원은 여성에 대한 폭력·차별을 정부기관에 제기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는 등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존타클럽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다국적 의약품 관련 연구기관인 IMS HEALTH 필리핀 지사장을 73년부터 올해 초까지 맡았다. 77년 회사 관계자의 권유로 마닐라의 마카티와 엔비론스 클럽에 가입하게 되면서부터 존타클럽의 회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무엇보다 전문직을 가진 여성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배우지 못하고 빈곤에 노출돼 있는 여성들을 돕자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 2년의 임기 동안 추진할 존타클럽의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지역적·국가적·국제적으로 양성평등을 진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존타가 글로벌 여성운동의 선봉에 선 만큼 유엔 등 여러 국제기구와 협력해 여성문제가 국제적으로 주요 안건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향후 2년간 ▲여성의 빈곤 퇴치와 경제자립도 증진 ▲교육과 기술 제공 ▲어린이·여성 및 모성보건 증진을 위한 보건 프로그램 개발 ▲여성의 권익 보호 및 여성에 대한 폭력·차별 근절 등에 대해 여성에게 필요한 분야를 중점으로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 한국에는 22개의 클럽과 52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우선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여성을 위해 국내외에서 봉사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의 각 지역 클럽과 회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금이야말로 회원 모두에게 중요한 변화와 개혁의 시기다. '우리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적다. 하지만 함께라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존타'라는 브랜드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우리의 굳은 심지로 모든 감각과 노력을 총동원해 달라."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달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한 '여성폭력 보고서'에서 여성폭력을 심각한 인권침해로 인정했다. 즉 사회에 뿌리 깊게 침투된 남녀차별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떠한 긴급 대책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는 여러 국제기구와 협력해 성별에 관계없이 평화·정의·보편적 자유가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올리비아 A 페리 회장 기업인으로 맹위 떨쳐

올리비아 A 페리 존타 국제회장은 필리핀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산토 토마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미국 UCLA에서 기업경영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필리핀의 에이스 콘톰 광고회사의 시장조사 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필리핀 대통령사무국의 프로그램 실행위원회 시장 분석가를 거쳐 33세의 나이로 다국적 의약품 관련 기업 IMS 필리핀 지사장에 임명됐다.
지난 2003년에는 전 세계 IMS 직원 중 뛰어난 판매 실적과 회사에 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수여되는 ‘서미트 어워드’ 수상자로 뽑히는 등 여성 기업인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존타클럽과는 77년부터 인연을 맺었고 클럽회장, 지역회장을 거쳐 올해 6월 마침내 국제회장을 맡게 됐다. 변호사 출신으로 필리핀개발은행 부행장을 지낸 돈 페리와의 사이에 3명의 자녀와 7명의 손자·손녀를 두고 있다.

87년 맞은 존타클럽은
전문직 여성 국제봉사단체 68개국 3만3천 명 맹활약

▲ 창립 40주년을 맞은 존타 서울 1클럽(회장 이영애)을 축하하기 위해 21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념식이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창립 87주년을 맞은 존타클럽은 ‘여성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라는 비전을 갖고 있는 전문직 여성 국제봉사단체다. 1919년 뉴욕 버펄로에서 결성됐고, 현재 전 세계 68개국 1300여 개의 클럽에서 3만3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존타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권리 신장을 위해 교육, 직업, 보건, 리더십 배양, 법적 평등, 폭력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경을 초월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활동으로는 유니세프와 함께 이동의료단 운영(가나), 안전한 식수 공급 사업(스리랑카), 의료시설 및 교육센터 설립 사업(콜롬비아와 아프가니스탄), 여성할례방지활동(부르키나파소) 등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ZISVAW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신매매 금지 캠페인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실시해 성폭력에 종지부를 찍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봉사 프로그램 외에도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을 항공·경영 등을 공부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66년 6월 최경자, 조숙렬, 주일억, 김태숙 등 15명의 회원이 주축이 돼 서울1클럽을 시작으로 존타클럽이 창설됐다. 당시 김태숙 회원이 65년 풀브라이트 유학생으로 미국에 머무르던 중 존타클럽의 솔론 국제부장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한국 대표인 김인규 32지구 총재를 비롯해 이연숙 전 국회의원, 조안리 스타커뮤니케이션스 회장 등이 서울 1클럽 출신이며, 7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에 있다. 서울 1클럽 회장직은 이영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가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22개의 클럽과 520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올해 6월 열린 제58차 국제 존타 컨벤션회의에서 32지구로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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