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칠곡군이 최근 제작-배포한 왜관-석적통합 추진 홍보물.
칠곡군이 최근 제작-배포한 왜관-석적통합 추진 홍보물. ⓒ 이성원
경북 칠곡군이 왜관-석적읍을 통합, 인위적으로 시승격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승격과 관련한 지방자치법 제7조에 따르면 ▲인구 5만명이상의 도시형태를 갖춘 지역(읍-면)이 있는 군이나 ▲인구 2만명 이상의 도시형태를 갖춘 2개 이상의 지역(읍-면)인구가 5만명 이상이고, 군 인구가 15만명이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춰야 도-농복합형 시로 승격할 수 있다.

그러나 군은 전체인구수가 15만명을 넘어서서 시승격이 되는 것은 요원하다고 보고 두번째 요건을 갖춰 시승격을 추진할 방침이다. 왜관-석적을 통합한 하나의 읍이 생기면 인구가 5만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군은 이달 1일부터 한달간 왜관-석적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해당지역 주민의 1/2이상의 의견을 물어 2/3 이상 찬성을 받아내면 경북도 등을 거쳐 행정자치부에 통합안을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개 읍을 인위적으로 통합해 굳이 시로 승격시킬려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우선 왜관과 석적은 행정구역상 인접해 있지만 읍소재지와 아파트단지, 마을 등이 서로 동떨어져 있는 이질적인 지형을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칠곡군이 시로 승격되면 주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따져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군이 시가 되면 주민세, 면허세 등이 인상되고 일부 업종의 경우 동(洞) 지역 부가가치세 과세유형 분류가 바뀌어 간이과세 대상이 일반과세로 부과, 그 만큼 주민 부담이 각각 커지게 된다.

특히 교육부분에서 고등학교 농어촌 특별전형이 없어져(읍-면지역 제외) 우수 인재의 역외유출과 함께 칠곡군 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심중-고등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는 학생은 수능시험 기준으로 비혜택 학생에 비해 20점 이상을 따고 들어가는데 0.0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명문대 인기학과의 경우 이 점수는 너무나 큰 것이 아니냐며 시승격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는 상당수 학부모들이 이 혜택을 보기 위해 공부 잘하는 자녀들을 대도시로 보내지 않고 소도시-농촌학교에 진학시키면서 지역을 지키고 있는데 특별전형이 없어지면 대구 등 대도시로 자녀와 함께 이사를 하는 경우가 속출, 칠곡군 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칠곡군 왜관읍 우방아파트에 사는 이모씨는 "직장이 대구인데도 고향이 왜관이어서 고향도 지키고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으로 명문대학 좋은 학과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자녀들을 왜관에 있는 학교로 진학시켰는데 시승격으로 이 혜택이 없어지면 곧바로 대구로 이사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또 고교생 수업료가 분기당 1만3650원, 연간 5만4600원 인상되며 건강보험료도 22%의 농어촌경감 혜택을 볼 수 없게 되는 등 불리한 점이 많다. 물론 이들은 시승격 후 동(洞)지역에만 해당된다.

반면 시승격으로 좋아지는 점도 있다. 칠곡군이 최근 제작-배포한 시승격 추진과 관련한 홍보물에 따르면 시승격 후 ▲정부지원 확대로 지역개발 및 경제활성화 ▲행정조직 확대개편으로 대주민 서비스 질 향상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기준 확대 ▲시민으로서 자긍심 고취 및 지역이미지 격상으로 기업활동 등이 유리해 진다. 시가 되면 국(국장은 4급 서기관) 신설과 과-담당 급증으로 승진의 폭이 넓어져 군 공무원이 가장 좋아진다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이는 도시-산업 등 발달로 인구가 자연스레 증가, 전체 인구가 15만명 이상이 되거나 1개읍 인구가 5만 이상을 넘어 시로 승격될 때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는 지적이다.

왜관-석적을 통합해 인위적으로 5만 이상의 도시를 만들어 본들 칠곡군 전체인구수, 도시화수준 등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는 것이다.

되레 인위적인 방법으로 시승격이 된 후 교육문제 등으로 시민들이 칠곡을 떠나고
낙후돼 간다면 이 지역은 군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시승격 요인을 스스로 충족시킬 때 시로 승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칠곡군은 "주민 생활권이 광역화돼 광역 도시계획의 필요성이 있으며 '도-농복합형 칠곡시' 승격을 위해서는 왜관읍과 석적읍의 통합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