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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샘처럼 생각이 크게 자랐으면 좋겠다. 이태연'
한 시골 초등학교의 도서관 개관을 앞둔 학생의 마음이다.
지난 3일 영광군 대마 초등학교(교장 정대석)가 많은 방문객들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몇일 전부터 준비한 제6회 태청예술제와 학생들에게 미공개로 완공된 큰샘도서관 개관식 때문이다. 벽을 따라 걸린 예술제 작품들을 구경하는 사람들과 공연을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로 안 그래도 좁은 복도가 만원이다.
기념식장 가득 찬 방문객들에게 선보이는 유치원생들의 공연은 손님, 교사, 학부모 할 것 없이 박수와 웃음을 자아낸다. 예술제 시상식과 글짓기 수상작 낭독이 이어지고 교장선생님은 빌 게이츠의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고향마을의 도서관 때문이었다”라는 말을 인용하시며 곧 공개할 큰샘도서관을 잘 활용하여 “우리 학교도 책 읽는 학교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드디어 시골 학교의 작고 후진 도서관이 탈바꿈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이다. 샘처럼 정보와 지식이 넘치는 곳이 되라는 ‘큰샘도서관’ 푯말 앞은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가득이다.
개관 테잎이 잘라지고 박수와 함께 축포도 터지고 물밀듯이 들어간 큰샘도서관에는 무대도 있고 다락방처럼 2층에 책장도 있고 소파와 데스크 놓인 마루에는 온돌난방이 되어 따뜻했다.
벽면에는 시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최첨단 벽걸이 TV와 음질 좋은 음향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기존도서 6000권에 기증도서 1500권은 책장 칸칸마다 열 맞춰 잘 진열되어있다. 아마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소파든 마루든 뒹굴며 편하게 읽기 좋게 만들어진 공간인 것 같다.
벌써부터 1층, 2층을 오르내리며 장난을 쳐대는 어린 학생들은 보기만 해도 좋다고 한다. 학부모 윤정희(34)씨는 “읍내에 있는 군립 도서관을 자주 찾았는데 이곳 시설이 너무 좋고, 책도 많아서 책 빌리러 읍내에 나가는 불편을 덜게 됐다”며 기뻐한다.
한 교사는 “시골학교에 이런 지원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모든 직원들과 학부모가 함께 노력한 결과여서 더욱 의미 깊다”라며 기쁨을 전했다.
사교육 사교육하는 요즘에 열악한 교육환경인 이곳까지 따뜻한 손길이 미친 것은 너무도 기쁘고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도시에 살면 흔하게 볼 수 있을 도서관 하나에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이 이토록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한 교장선생님은 시골학교의 열악한 재정문제인 관리자 인건비를 벌써부터 걱정해야 한다. 도시보다 문화 혜택과 배움의 기회를 덜 받으며 자라는 이 어린이들이 외진 시골학교의 교육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큰 샘처럼 생각도 마음도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