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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언가 하려고만 하면 세상이 바뀐다.
요즘 절실히 느낀다. 얼마 전에 그 동안 서울 생활하면서 2년 가까이 고시원에서 원룸으로 살다가 목표했던 돈 4000만원을 모아 전셋집을 얻으려고 돌아다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세는 얻을만 했다. 인천 부평구 동암역 인근에서 4000만원 정도면 전세를 얻을 수 있었는데, 정부 검단 신도시 발표 이후 내 꿈은 산산히 부서졌다. 4000만원으로는 택도 없을 정도로 전세금이 올라가 있었다. 8000만원. 2배가 올라 있었다. 월세로 집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
단 한 달 사이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인지 모르겠다. 집도 변한 것이 없고, 봉급도 그대로인데 왜 집값만 오른 것일까? 동암역에서 하루하루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근할때 최대한 차비를 아끼려고 하루도 안 빠지고 지하철만 타고 다녔다. 그리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봉급받으면 꼬박꼬박 저축했다.
이제 고시원에서 나와서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꿈에 여기저기 집을 보러 다녔는데 한달 사이 내가 지금까지 모았던 돈 만큼을 더 모아야 전세를 얻을수 있는 현실이 돼 버렸다. 달라진 것도 없고, 누구를 원망하고 싶지 않지만 자꾸 눈물이 난다.
뻔뻔한 건설교통부 장관, "실패하지 않았다니..."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나와서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니.
고시원에서 최대한 절약해서 원룸으로 옮겨갈때는 그래도 행복했다. 원룸에서도 한달 한달 돈을 모으면서 전셋집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희망은 꿈이 돼 버렸다.
얼마 전에 경기도 인근에 아파트를 분양을 받았다. 집이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일을 저질렀다. 4000만원으로 전셋집을 얻는 것이 좌절되면서 이제 월세를 구하는 방법 밖에 없어졌다. 월세로 가면 아파트 잔금 계획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분양 받은 아파트까지 입주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에서 주택담보 대출까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 서민의 주택 마련의 길을 아예 막고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부인하는 정부를 보면 더 답답하다.
서민들은 하루하루 어렵게 살고 있는데, 정부나 장관은 자신의 한 일에 대해서 전혀 책임도 지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 적어도 반성과 사과는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무 잘못도 없이 그냥 성실하게 살고 있는 나는 잘못한 것도 없이 당하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집 하나 마련하겠다는 꿈으로 저축하고 또 절약하면서 삶을 꾸렸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로또나 매일 사서 당첨되면 집을 사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보통 사람들은 봉급 200만원 받아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자녀들 교육시킬 걱정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 힘을 빌리지 않고, 젊은 세대가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은행 대출이 아니면 절대로 집을 살 수가 없다. 실제 말이 좋아 주택자금대출이지, 그 대출이라는 것도 돈 있고 집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없는 사람들에게는 보증인까지 요구하는 것이 현실이다.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정책 결정자들의 실험에 삶의 무게를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는 <내가 겪은 집값·전세값 폭등> 기사를 공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지글을 참고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