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운 걸 보니 수능 시험날이 맞기는 맞나 봅니다. 동이 트기 전부터 집 근처의 수원 대평고등학교 수능 시험장을 찾았습니다.
수험생들은 때론 긴장된 모습으로, 때론 즐거운 모습으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시험장에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자식과 같습니다. 시험장에 들여 보내고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어머니들을 보니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어머니들도 그간 수험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젠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쉬십시오.
선생님들의 격려도 학생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선생님들은 따스한 손으로 수험생들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연방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비비셨습니다.
시험장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험장의 긴장보다는 각 학교 후배들의 응원소리에 오히려 분위기는 흥겹습니다.
각 학교의 응원 부대들은 자리를 맡느라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저의 모교(수성고) 후배들은 기특하게도 교문 옆의 아주 좋은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자리가 좋으면 뭐합니다. 남자뿐인걸…. 늦게 와 좋은 자리를 맡지 못한 남녀공학 학교의 분위기가 훨씬 좋습니다.
저도 수능 볼 때 여자 후배들이 타주는 녹차를 먹는 남녀 공학에 다니는 녀석들이 부러웠는데, 지금도 여전히 남학교 응원 쪽은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아무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는 잠시 동안만이라도 공부 생각 잊고 자유를 만끽하십시오.
10여 년 동안 수능 준비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